(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7월 주식시장은 하반기 증시의 예고편이 될 전망이다. 연초 주식시장이 한 해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며 움직이듯, 이달에는 하반기에 이슈가 될 만한 재료들이 등장하며 주가 등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7월 주식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변수로는 2분기 기업실적 호전과 유럽 리스크의 영향력 축소 등이 꼽히고 있다.
2분기 기업실적은 1분기에 이어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실적 기대감이 먼저 주가에 반영되었다가 실제 발표 시즌에는 차익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지수에 속한 50개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을 20조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며 “실적 시즌의 주가 반영은 2분기 실적 호조뿐 아니라 3분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한가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지난 1분기에는 실적이 예상보다 뚜렷하게 호전되자 주요기업들은 자신감 있게 2분기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3분기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전 세계 경기회복이 둔화되는 상황이라 자신하기 쉽지 않다고 황 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어 지난 4월에 비해 2분기 실적 추정치를 활발하게 상향조정하는 움직임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럽채권에 의한 금융불안 요인은 이들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존의 긴축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증가에 의해 대부분 상쇄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에 부담스러운 변수로 스페인과 금리인상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
박중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4~5월 그리스에 이어 이번에는 스페인이 관건”이라며 “7월에 스페인의 국채만기가 대량으로 도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탈리아의 국채가 8월 이후 집중 만기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재정상황이 좋아서 우려도가 크지 않다”고 예상했다.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스페인 국채 규모는 247억 유로다. 국채만기 뿐만 아니라 월간 재정적자도 부담이다. 박 연구원은 파이낸셜 타임즈의 자료를 인용하며 “스페인은 국채 발행과 재정수입을 포함하더라도 이달에 126억 유로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유럽시장 불안은 국내 증시를 뒤흔들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아시아지역에서 유럽연합(EU)로부터 차입한 자금 규모가 가장 크다. 따라서 스페인 문제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금리인상도 증시 불안요소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에 바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시화, 고용개선 및 임금인상 압력 등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은 확대 중이다.
황금단 연구원은 “주가가 실적 기대감으로 전고점 돌파를 시도할 정도로 상승했다가 1800선 부근에 직면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라면 금리인상은 불확실성으로 평가되며 주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정보기술(IT)과 자동차, 화학 그리고 금융주를 추천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연구원은 “IT와 자동차는 2분기 이후 실적 개선 지속 업종이며 중국 내수 소비시장 확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바라봤다.
황금단 연구원도 “실적 호전주를 중심으로 실적발표 전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리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면 금융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주상철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IT, 금융업종이 유리할 것”이라며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및 내수 확대에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IT, 자동차, 화학 등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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