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30개 제약업체 세무조사…총 838억원 추징

접대성 경비 1030억원 적출

(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국세청은 13일 거래질서 문란 혐의가 큰 30개 의약품․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체에 대한 유통과정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838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세청은 현재화장품 등 4개 품목 41개 업체를 대상으로 유통과정 추적조사를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2월 거래질서 문란 혐의가 큰 30개 의약품․의료기기 제조 및 판매업체에 대해 유통과정 추적조사와 함께 접대성 경비(속칭 리베이트) 지출 관련 탈세 조사에 착수, 총 838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고 관련자 8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했다.

특히,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약업체 등이 자사제품 판매 증대를 위해 병․의원 등에 지출한 접대성 경비(속칭 리베이트) 1030억원을 찾아내 관련 세금 462억원을 추징했다.

아울러 세금계산서 없는 무자료 거래를 비롯해 실물거래 없이 가짜세금계산서를 주고 받거나 거래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를 수수하는 등의 사례를 다수 적발했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접대성 경비 지출과 관련, 제약업체 등이 거래처인 병․의원에 접대성 경비를 관행적으로 지출하고, 판매촉진비․복리후생비 등으로 분산해 회계처리한 사실을 적발했다.

주요 사례로는 ▲개업하는 병․의원에 의약품을 무상으로 공급하거나 사무기기 등을 현물로 제공 ▲병․의원의 직원 체육행사 등에 필요한 물품․기념품 구입 제작비용 지원 ▲병․의원의 해외연수․세미나 참석 등에 소요되는 여행경비 지원 등이다.

또한 세금계산서 수수와 관련해서는 ▲거래처에 제품을 세금계산서 없이 판매한 후 세금계산서는 거래사실이 없는 다른 업체에 발행한 사례 ▲신규개업 또는 특정 거래선 유지 목적으로 제품을 무상공급하고 신고누락한 사례 등이 다수 적발됐다.

국세청 관계자는 "제약업체의 잘못된 접대성 경비 회계처리 관행에 대해서는 조사업체와의 형평성을 위해 일괄 수정신고를 통해 자기시정․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며 "조사를 받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과거의 잘못된 회계처리에 대한 사후 시정의 일환으로 별도의 수정신고계획을 마련,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수정신고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는 업체에 대해서는 엄정한 세무조사를 통해 탈루세액을 추징할 방침"이며 "특히, 접대성 경비를 분산 계상하거나 변칙적으로 지급한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해당업체 뿐만 아니라 거래 상대방인 병․의원에 대해서도 엄정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세청은 앞으로 제약업체 등의 접대성 경비 변칙처리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공조체제를 유지해 과세자료 수집과 함께 관련 세법에 따라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세청은 제약업체 뿐만 아니라 취약분야 14개 품목을 중심으로 각 지방청별 '유통 거래질서 분석전담팀'을 통해 정보수집과 분석을 강화하는 한편, 거래질서 문란혐의 업체에 대해서는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중점관리하고 있다. 

◆ 사 례 1 - 병·의원에 각종 행사 지원 명목 등으로 접대성 경비(속칭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복리후생비, 판매촉진비 등으로 분산하여 회계처리

□ 인적사항

 ○ 사업장 : 서울                 ○ 업종 : 제조/의약품
 
 ○ 상  호 : ○○약품㈜           ○ 성명 : ○ ○ ○

□ 주요 적출사항

○○약품㈜은 의약품 제조업체로 자사제품의 처방을 증대시킬 목적으로 병·의원 등에 개업시 의약품 무상지원, 체육행사, 해외연수·세미나 참석, 의료봉사활동 등 각종 행사 지원 명목으로 접대성 경비(속칭 리베이트) 175억원을 제공하고 판매촉진비, 복리후생비 등 일반 판매관리비 계정으로 분산처리하여 손금을 계상함으로써 접대비 시부인을 회피하고 관련세액 탈루

*세법상 접대비는 수입금액 규모별로 손금한도액이 정해져 있고, 한도초과액은 손금불산입 (법인세법 제25조)
 
□조치사항

  ○법인세 등 85억원을 추징함

 

◆사 례 2 -약국 등에 의약품을 무자료로 매출하고, 거래사실이 없는 업체에 허위매출세금계산서 발행

□ 인적사항
 
 ○ 사업장 : 서울                 ○ 업종 : 도매/의약품
 
 ○ 상  호 : ㈜○○약품          ○ 성명 : ○ ○ ○

□주요 적출사항

 ㈜○○약품은 주로 약국에 의약품을 매출하는 도매법인으로 세금계산서 수취를 기피하는 일부 약국에 37억원의 의약품을 무자료로 판매하였고, 도매상 등에 허위매출세금계산서 37억원을 발행
 
의약품을 거래처로부터 무자료로 22억원을 매입하고, 거래사실이 없는 업체로부터 22억원의 허위매입세금계산서를 수취. 또한 거래처와 12억원의 의약품을 교환하면서 무자료로 거래하고 부가가치세 신고누락

□조치사항

 ○부가가치세 등 7억원을 추징하고 범칙처리

[e-mail]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