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권위에 따르면 박모(43)씨는 지난해 10월 인터넷 등기소에서 부동산 등기부를 열람하다가 조회가 되지 않자 A군(郡) 법원에 문의전화를 했다.
전화를 받은 법원 공무원 정모씨는 문의 내용이 자신의 관할 업무는 아니지만, 특정 지번에 등기 정보가 없을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박씨는 정씨의 답변에 성의가 없다고 느끼게 됐고 말다툼이 벌어졌다.
박씨는 "담당이 아니면서 말은 왜 했느냐"며 전화를 끊어버렸는데 정씨가 발신자 번호를 확인해 전화를 걸어오면서 일이 커졌다.
전화를 받은 박씨는 "너 해보자는 거지? 너 나이가 몇이야? 이 XX놈! 네 자리가 얼마나 튼튼한지 한번 보자. 인터넷에 올려 줄게"라고 욕설을 했고, 정씨는 "야 이 XX야! 이 정도 얘기했으면 알아들어야지. 인터넷에 올리든 마음대로 해"라고 응수했다.
박씨는 이 같은 내용을 인권위에 진정하고 녹음한 통화 내용도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정씨는 "진정인이 채권이 있는데 등기가 돼 있지 않아서 전화한 것 같아 이를 자세히 설명해 주려고 전화했다. 제출한 녹음은 진정인이 욕설한 앞부분은 뺀 채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만 녹음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진정인보다는 공무원의 잘못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친절하게 대응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공무원으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권위는 "진정인이 먼저 반말과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똑같이 대응한 것은 진정인의 인격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한편 박씨는 인권위 진정에 앞서 해당 지방법원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 내용을 올렸고, 법원은 직원 정씨를 엄중히 훈계했다는 내용의 회신문을 박씨에게 보냈다.
인권위는 욕설이 상호 간에 오간 점과 이미 훈계조치를 한 점을 고려해 감독권한이 있는 해당 지방법원장에게 정씨에 대해 인권교육을 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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