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기 성남시 구시가지 2단계 주택재개발 4개구역의 사업을 포기함에 따라 건설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총 사업비가 수십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고도제한 완화 등에 따라 대형사는 물론 중견사들도 영업력을 확대해왔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H공사의 사업 포기 선언으로 인해 해당지역 주민을 비롯해 건설사들의 손실도 커질 전망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성남지역은 LH가 시행자로 기성금을 제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에다 지리적인 입지도 좋아 건설사들이 군침을 흘려왔던 곳이다"며 "이번 사업포기 선언으로 그동안 쏟아부었던 정열이 물거품이 되고, 소요된 영업비도 날리게 됐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도 "시행인가까지 난 사업지의 개발사업을 포기한다는 것은 민간업체들도 하지 않는 행위"라며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민간사가 사업을 진행하다 문제가 생길 경우 공공이 개입할 수 있다는 조항은 있어도 반대의 경우는 명시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금광1구역 주민들도 패닉상태에 빠져있다. 금광동 B공인 관계자는 "LH는 원가정산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는데 '주민 부담금이 늘어나 사업을 포기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민간개발 방식으로 다시 개발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1년 이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여 주민 분담금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남 구도심 정비사업은 지난 1960~70년대 서울 무허가 판자촌 이주사업으로 조성된 노후·밀집 주택단지를 28개 구역으로 구분해 순환형 개발방식으로 추진돼왔다. 이 가운데 2단계 사업은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 금광1, 중동1, 신흥2구역과 수진2지구 등 66만8000여㎡를 개발해 분양 9059가구와 임대 1993가구 등 1만1052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공공관리제 도입으로 시행자는 성남시와 LH가 맡고 있다. 성남시는 3단계에 걸쳐 오는 2018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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