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이란으로부터 원유와 가스를 해상 운송하는 국내 주요 선사들의 직ㆍ간접적인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란 국영 및 민간 기업들과 직접적인 운송계약을 체결한 업체들의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해운선사인 A업체는 '이란국영정유회사(NIOC)'와 최근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이란에서 메탄올을 선적한 후 대만으로 운송했지만 대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이번 제재안으로 국내 금융기관인 신한은행이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알려왔기 때문이다. 피해액은 40만 달러다.
현재 이란의 연간 원유 생산량은 400만 배럴로 글로벌 원유생산량 8600만 배럴 중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운송 시장 규모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가장 예의주시하는 곳은 현대상선이다. 국내 선사 가운데 가장 많은 탱커선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란 업체들과 직접적인 운송계약을 맺지 않기 있기 때문에 피해는 당장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란 사태가 장기화 되면 수출입업자(화주)의 대금 결제가 원활하지 못해 원유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대금 결제는 이란 은행보다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 중동 국가들의 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면서도 "이란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질수록 현재 활용하고 있는 루트마저 막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선사들이 국내 정유업체 뿐 아니라 영국 등 유럽 정유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어서 해운ㆍ항공 물류 규제를 포함한 EU 제재안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STX팬오션 탱커선 영업담당자는 "경기회복에 힘입어 원유 및 가스 운송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면서도 "이란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유럽 정유사들이 원유수입에도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이번 제재안으로 국내외 금융권의 이란 기피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 운송시장 역시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 조치에 대한 세심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이란 제재와 관련해 세부내용 및 금지품목, 제한행위 등 규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우선"이라며 "보험사 또는 전문가들을 통한 운송계약 체결시 계약내용의 사전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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