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악화된 경영환경 대응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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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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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3분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지난 28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트윈빌딩에서 열린 LG전자 2분기 실적설명회에 정도현 부사장이 한 말이다. 재계의 고민은 정 부사장의 이 같은 말이 LG전자에만 해당 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있다.

하반기 경기의 상승 활력이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일 정부 관계자들의 대기업 때리기 발언이 나오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하반기 이후 세계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원화 강세 등 외환시장 변화도 불안요소다. 금리 상승 기조에 따른 환경변화도 기업들에게 달갑지 않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하반기 정책 기조를 친서민, 친중소기업으로 전환하면서 강도 높은 대기업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들의 반 대기업 정서가 살아날 것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LG경제연구원 측은 “하반기 원화약세의 효과가 점차 줄어들고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도 축소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선진국 경기 둔화로 우리 주력제품의 수요증가 추세가 한풀 꺾여 수출 활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유리했던 요인들이 하반기에는 약화될 것이라는 의미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는 것도 하반기에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원화강세로 그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고환율 효과가 소멸되면서, 한국경제에 부담이 될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100원으로 하락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약 1%포인트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원화강세는 주요업종의 수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00원으로 떨어질 경우 주요업종 중 정밀기기, 가전, 정보통신 등의 수출증가율이 각각 21.4%포인트, 17.1%포인트, 10.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정부 인사들은 연일 대기업에 대한 비판을 장맛비처럼 쏟아내고 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8일 “환율 덕을 본 대기업의 이익이 하도급업체에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한 술 더 떠서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이익을 냈는데 가슴이 아팠다”고 말하면서 삼성전자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발언 인사들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실제들이다 보니 공식적으로 반박할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가 (올해) 투자를 많이 했다. 신규채용도 2만2000명 수준으로 잡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아쉬움을 표현했다.

재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몸을 사리고 있다. 정병철 부회장은 지난 28일 제주포럼 개회사를 통해 “정부는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에둘러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정부측에서 반발하자 바로 진화에 나섰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번 개회사 작성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추진됐다”면서 “최근의 대기업 역할론 등과는 무관하다”고 말하며 해명에 들어간 것이다.

이와 관련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올해 23조원 투자계획을 밝혔고, LG그룹도 창사 이래 최대인 15조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출 대기업들이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들의 최근 발언들이 반 대기업 정서를 되살리는 것은 물론 포퓰리즘 정책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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