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자매!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


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해마다 출산율이 감소하면서 이제 한집에 두 자녀를 보기도 힘들어졌다. 심지어 결혼하고서도 자녀를 낳지 않고 사는 '딩크족'들도 꽤 된다고 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직접 체험하게 되는 것이 바로 산부인과 의사이다.

흔히들 출산율 저조의 가장 큰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하는데, 두 자녀 이상 둔 부모님들에게 물어보면 자식이 둘이라고 해서 생활비가 반드시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다 뜻하지 않게 둘째를 갖게 되어 두 자녀를 둔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하나를 키울 때나 둘을 키울 때나 경제적 여건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외동인 경우 아이 하나만을 위해 앞뒤 따지지 않고 모든 경제적 지원을 아낌없이 퍼붓던 것을 둘째가 태어나면서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인 면을 꼼꼼히 검토해서 지출을 하다보니 사실상 지출의 효율성은 더 높아졌다는 것이다.

다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아이들로 인해 힘들고 괴로운 것보다는 아이 하나가 늘어남으로 인해 웃고 행복해지는 일들이 훨씬 더 많다고 한다. 모든 것을 자기 멋대로 결정짓고 행동하던 큰 아이도 동생을 보게 되면 스스로 알아서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니 자녀 교육적 측면에서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수원 한 지역에서만 25년을 진료 하다보니 엄마와 딸이라는 2대에 걸쳐 출산의 인연을 맺게 되는 가정도 있다. 딸의 출산을 기다리는 어머니 옆에 언니, 오빠, 동생 모두가 모여 그들의 탄생 스토리를 나누는 장면을 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는 한다. 그 가족에게 있어 우리 병원은 단순한 ‘산부인과’가 아닌 그들의 인생 출발점이요 역사적 장소가 되는 것이다.

아이에게 학원 한군데, 좋은 옷 한 벌 더 해주는 것은 어찌 보면 부모들의 만족감을 높이려는 이기심일 것이다. 아이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학원이나 옷이 아니라 거칠고 힘든 세상에 의지가 되어줄 든든한 형제. 자매라는 존재가 아닐까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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