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주가' 측면에서 볼때 신한지주는 낙제점이다. 신한지주는 그간 은행주 가운데 가장 안전한 종목으로 꼽혀왔지만 라응찬 회장과 신상훈 사장 최고 경영진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향후 주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일단 신상훈 사장의 검찰 고소로 위기에 처한 신한지주의 중장기 주가는 'CEO 리스크'를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사태에 실망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다면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일 신한지주는 외국계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랐다. 현재 신한지주의 외국인 보유지분은 약 60%다.
즉, 이번 사태에 실망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다면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일 신한지주는 외국계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라응찬 회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후계 일순위로 꼽혀온 신상훈 사장마저 물러나게 되면 경영진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CEO 리스크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주가 전망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상고정신'으로 대변되던 조직력이 내부갈등으로 붕괴된 만큼 'CEO리스크' 통제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력을 강조하면 신한은행을 키워온 라 회장이 2인자 제거를 위해 도덕적 치부까지 밖으로 드러내며 권력다툼에 나선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신한에 대한 주가 프리미엄은 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증권가에선 신한지주의 이번 내분이 은행업종 전체로 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신한지주의 2010년 예상주가순자산비율(PBR)은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또, 52주 최고가 대비 주가할인률도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양호하다. 그런 신한지주가 고꾸라지면 은행주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 은행주의 저평가가 심각하고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이번 사태에 '보이지않는 손'이 개입된 것으로 드러난다면 신한지주는 물론 은행주 전체에 대한 투자심리도 냉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단순한 내부갈등으로 펀더멘털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학수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가조직에 의해 운영된만큼 이번 사태가 기업가치에 작은 생채기를 내는 정도에 그칠 것이며 단기조정을 오히려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난 2일 신한은행은 은행장을 역임한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행장 시절 친인척 관련 여신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내부 조사 결과 950억원에 이르는 대출 취급 과정에서 배임혐의가 있었고 채무자에 대해선 횡령혐의가 있었다는 것이 신한은행이 신 사장을 고소한 이유다.
신한지주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비리 혐의에 연루된 신 사장을 해임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 사장은 은행 측 고소에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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