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경기 회복세 둔화와 더블딥 우려로 '유가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유조선 발주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인 환경 규제에 따른 단일선체 유조선 운행 금지로 인한 단일선체 해체로 전체 유조선 척수가 줄어들고 있다. 또 선가가 저점에 도달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업체들이 지금이 발주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단일선체 해체되고 선가 오르고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6년 단일선체 유조선에 대한 규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에 운항되고 있는 단일선체 유조선의 60% 가 폐선됐다.
단일선체란 화물창 벽이 선체 외판이 되는 단일 구조의 선박을 말한다. 단일 선체 유조선의 경우 사고가 나면 기름 유출 가능성이 커 UN산하 국제해양기구(IMO)는 올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단일선체 유조선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이미 단일선체 운항을 금지하고 있고 국내의 경우 오는 2011년부터 단일선체의 입항을 금지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일본·인도·아프리카 등도 오는 2015년 이후 운항을 금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선사들은 앞 다퉈 수명이 다한 선박은 폐선하거나 선령이 20년 미만인 선박들은 FPSO, VLOC 등 다른 용도로 개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단일선체 초대형유조선(VLCC)의 퇴출이 두드러진다. 최근 들어 극초대형(UL)·초대형유조선(VLCC)발주가 늘어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
올해 초만 해도 한 척도 발주되지 않던 초대형 유조선의 발주가 지난 4월부터 시작돼 지난달까지 총 30척이 발주됐다. 지난해 발주가 19척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인 상황.
게다가 선가가 저점을 찍고 상승을 시작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특히 선가의 20% 에 달하는 후판 가격이 지난해 2분기 82만원까지 내려갔다가 상승세를 타 국내의 경우 3분기 9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선가가 더 오르기 전에 발주를 해놓자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이다.
◆ 조선업계 유조선 수주 랠리
이에 따른 국내 조선업계들의 수주랠리도 이어졌다.
현대중공업이 최근 홍콩서 5억3700만 달러 규모의 VLCC를 5척을 수주한데 이어 삼성중공업은 10만t급 셔틀탱커 5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포함, 올해 지금까지 셔틀탱커 7척과 유조선 37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들어 탱커선 17척을 수주했다. STX조선해양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종을 포함 탱커선 14척을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업체 관계자는 "공급 대비 수요를 보면 석유시장이 침체된 것은 맞지만 지금의 발주는 2~3년 후의 시장 선점을 위한 선사와 원유개발업체들의 경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단일 선박 해체에 따른 공급 부족과 향후 석유 수요 회복을 미리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같은 발주는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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