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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 환원하는 성인으로 성장시키는 게 우리 할일"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대학입학 특례에 장애인ㆍ농어촌 전형은 있는데 왜 입양 자녀를 위한 특례는 없을까요?"
제1회 입양의날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과 제26회 가톨릭 대상을 수상한 김복중(요셉ㆍ58), 조순희(데레사ㆍ57)부부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대뜸 대입 특례 전형에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다름아닌 가장 먼저 입양한 딸 로사(18)가 엊그제 2010 대학수학능력수시모집에 지원했기 때문. 예술고등학교에 서 첼로를 전공하는 로사는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에 원서를 넣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사회에서 받은 만큼 보답할 수 있는 일꾼으로 키우는게 우리 부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로사는 공부를 아주 잘해요. 그래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죠. 그런에 이번에 원서를 쓰면서 알아보니 대학 등록금 지원은 차치하더라도 입양 아동들을 위한 혜택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로사 외에도 아가페(24), 쌍둥이 선욱(베드로ㆍ12)과 선민(바오로ㆍ12) 그리고 막내 쌍둥이인 아름(야고보ㆍ6)과 다운(요한ㆍ6) 등 총 6명의 아이들을 가슴으로 낳았다는 김복중 씨 부부. 김복중 씨는 삼창감정평가법인에서 중앙심사위원장이자 이사로 일하고 있다.
최근들어 공개입양이 많이 늘었지만 막상 정부가 입양 후 아이들의 복지나 삶의 질에 대해 방관하는 것에 대해 부부는 목소리를 높였다.
"입양센터가 중심이 돼 입양 이후 자녀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관리해야 해요. 제가 아는 한 가족은 자녀 입양이후 아빠가 죽어서 엄마가 생계를 꾸려가고 있죠. 이밖에도 참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은데 사회복지단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실상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좋겠어요."
특히 부부는 입양 뿐만 아니라 위탁 자녀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실 부부는 아름이랑 다운이를 입양이 아닌 위탁으로 키우고 있다.
"사회복지단체인 꽃동네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을 때의 일이죠. 그쪽에서 먼저 너무 예쁘고 잘 자란 녀석들이 있다며 아이들을 소개해 줬어요. 당시 입양을 더 할 맘이 없었는데 꽃동네에서 위탁을 제안해 생각이 바뀌었죠. 그런데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간단한 서류를 떼러 관공서에 가면 절차가 너무 복잡해서 힘들때가 많아요. 이른바 저희가 '법정대리인'이기 때문에 문서 하나를 떼기 위해서 또 다른 구비서류들을 갖춰야 하는거죠. 사실 위탁과 입양은 이름만 다를뿐이지 전혀 차이가 없는데도 말이에요."
한편 아이들을 키우면서 힘들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부는 입양을 특별하게 보는 시선은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입양은 특별한게 아닙니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힘이 들죠. 어린아이들이 뭐 그렇지 않습니까. 치고 받고 싸우고…. 또 어떤날은 너무 예쁘고 자랑스러울때도 있죠. 저희 부부 바람은 아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겁니다. 사회에서 받은 만큼 환원할 수 있는 성인으로 키우는 것, 그게 우리가 할 일 인거죠."
마지막으로 부부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추석에 온가족이 함께 모인다며 기뻐했다. 배 아파 낳은 자식인 큰아들(요한ㆍ30)부부와 둘째 아들(요한 보스코ㆍ29), 가슴으로 낳은 6명의 아이들까지 합치면 모두 11명.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키워왔다는 김복중ㆍ조순희 씨 부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부부는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 마주 잡은 두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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