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5월 중국을 국빈방문한 브라질 대통령이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세계 변화 속 중국과 브라질 간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에 관한 주제로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베이징(중국)=신화사]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정부의 주된 관심사는 에너지 안보전략이다. 중국 정부는 잇따라 아프리카, 남미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자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중국과 브라질 양국 간 밀월관계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부분은 석유와 자금을 맞바꾸는 형식으로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과 브라질의 거대한 에너지 자원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것이다.
지난 2009년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사업확대를 위해 1740억 달러를 필요로 할 당시 중국 국가개발은행은 100억 달러 규모의 차관을 선뜻 제공해 주었다. 이를 기반으로 중국은 브라질과 석유 장기공급계약을 맺었다.
당시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은 페트로브라스로부터 2010~2019년까지 하루 평균 20만 배럴의 석유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는 현재 페트로브라스 석유생산량의 10분의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올해 4월 시노펙은 또 페트로브라스와 향후 협력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여기에는 브라질 동북부 해안 지역의 심해시추 작업장 지분 매입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한 현재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시노펙은 브라질 석유천연가스 업체인 OGX 지분 매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개발뿐만이 아니다. 광산·철강·건축설비·전력수송 등과 같은 영역에서도 양국 간 협력 움직임은 분주하다.
우한철강은 최근 4억 달러를 투자해 브라질 최대 갑부 에이키 바티스타 소유의 광산업체 지분을 인수했다. 또한 향후 리오데자네이루 항구 부군에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최대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리판은 현재 대량의 제품을 브라질에 수출하고 있다.
이제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남미 지역, 특히 브라질의 최대 투자자로 떠올랐다.
올해 상반기 중국과 브라질 양국 간 무역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60.3%까지 뛰어올랐다. 대다수 경제학자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경제 침체 속에서 브라질이 8.9%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의 투자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컨설팅사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중국을 주도로 한 아시아 탈동조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는 대미 경제정치적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과 브라질 간 경제협력이 긴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중국이 남미 시장을 잠식하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케빈 갤러거 보스톤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브라질의 남미 수출 제품 중 91%가 현재 중국산 저가 제품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이로 인해 브라질 업체의 수익이 쪼그라든다면 브라질 제조업체들은 중국-브라질 간 경제협력에 회의적인 태도로 돌아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인도 등 일부 신흥국가에서는 중국산 제품의 공세를 막기 위해 중국산 제품 공급을 제한하고 자국의 제조업체를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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