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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정로 칼럼] 인천공항에 테마파크 만들어 관광객 유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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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9-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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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공항은 비행기를 타기위해 가는 곳으로 알고 있다. 항공기 탑승객보다 공항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를 공항으로 봐야 할지 관광지로 봐야 하는지 당연히 의문을 가질 수 있다.

1995년도에 개항한 미국 뉴덴버국제공항이 2015년도에는 탑승객보다 많은 구경꾼들이 넘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스페인 건축가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공항의 주청사 남쪽에 다목적 시민광장을 비롯해 500실 규모의 호텔, 다양한 놀이 공간 마련 등을 통해 66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드는 계획을 발표했다. 탑승객이 아닌 일반 관광객을 위한 여가 공간을 미국 중부 허브공항에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업이 성공 할 경우 전통적인 공항의 개념을 송두리째 변신시키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공항이면서 연간 5000만명 이상 이용하는 뉴덴버공항 건설은 네델란드 스키폴공항을 많이 참고했다. 1916년도에 군용으로 개항한 스키폴국제공항은 세계에서 가장 편리한 공항으로도 유명하다. 유럽의 주요 도시를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 허브공항이다. 스키폴공항은 이용객들에게 편리함과 편안함, 그리고 돈을 쓰게 만드는데 탁월한 재주를 갖고 있다. 암스테르담 도심지와 30분 이내 오갈 수 있는 편리함을 이용해 공항 내 영화나 쇼핑을 즐기기 위해 일반인들도 찾아 올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군용공항으로 개항했지만 9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변신 중에 있다. 20년 전 공항 확장공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 언제 공사가 끝나는 지를 묻자 "시작은 있어도 끝은 없다"란 말로 무한 변신 의지를 대신했다. 스키폴은 지금도 여행객과 관광객을 동시에 배려하는 시설을 확장하거나 개선하고 있는 중이다.

인천공항은 계획 당시 건설 중이던 뉴덴버국제공항을 참고 했다. 지리와 지형적 차이로 인해 활주로 배치에는 차이가 많지만 공항 내 승객 및 수화물시설 운송체계와 편의시설 등은 많은 영향을 받았다. 최근에 발표된 뉴덴버공항의 변신 목적은 일자리 창출과 함께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데 있다. 허브공항인 만큼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즐길 거리를 찾아오는데 가장 편리한 접근로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인천공항으로 눈을 돌려보자. 섬과 섬 사이를 매립하여 육지화시킨 공항부지는 넓다. 고속도로와 올해 개통되는 민자철도까지 더하면 국내 인구 2000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2시간 이내로 유인 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 비행 2시간 이내 거리에는 4억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뛰어난 입지 여건으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채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하지만 시설이 없다. 사람들을 끌어드리는데 육·해·공 모두 접근이 가능한 지리적 장점은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다.

그러나 민간투자로 건설된 접근도로와 철도에 대한 수익 보전을 왜 국고로 지원해야 하는지를 문제 삼는다. 민자사업에서 국고 보전 문제는 이용객을 늘임으로 해결해야만 가능하다. 해결되지 못할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기보다 이용객을 늘림으로 해결하고 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발상의 전환을 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공항의 용도를 확장해서 보는 것은 1889년도에 완성된 프랑스대혁명 100주년 기념탑의 가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교량구조기술자였던 구스타프 에펠이 높이 300m의 철제 탑을 건설하는 계획을 내 놓자 파리 예술가들이 집단으로 반발했다. 예술의 도시 파리를 지상최대의 흉물로 망가지게 한다는 주장이었다. 100년이 지난 현재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관광 상품으로 연간 유료 관광객 700만명을 끌어들이고 있다. 철광산업 사양으로 인해 폐촌 위기에 몰린 스페인 빌바오시도 탄광과는 전혀 다른 구겐하임미술관을 건립하여 새로운 관광명소로 되살아났다.

인천공항은 육지와 연결돼 있지만 섬이 가진 특성을 최대한 활용 할 수 있는 장점도 많다. 공항이라는 특성 때문에 상주인구를 대상으로 한 발전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한 상품개발에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가진 IT기술과 인프라를 접목한 놀이 테마파크는 가상 체험 공간을 훌륭하게 제공 할 수도 있다. 인천공항이 가진 지리적 잇점을 고려한다면 단순한 공항으로만 머물기에는 아깝다. 새로운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는 국제컨벤션산업도 회의시설과 함께 보고 즐길 거리가 없으면 매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라스베가스가 국제컨벤션 장소로 세계 최대 매력을 가진 이유도 사막이 아닌 놀이 시설을 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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