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가톨릭 교회의 입김에도 불구하고 빈곤층 부부들에게 피임제를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27일 위성을 통한 기자회견에서 빈곤층 부부 가운데 원하는 사람들에게 피임제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아키노는 부부가 몇명의 자녀를 가질 것이냐는 문제는 개인적인 선택 사항이라고 강조한 뒤, "필리핀 정부는 국민 모두에게 그들의 책임과 선택을 알릴 의무가 있으며, '특별한 방법'을 원하면서도 마땅한 방법이 없는 국민들에게 지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키노의 이런 발언은 가톨릭 교회의 반대에 맞서 어떻게 산아제한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냐는 질문 이후 나왔다.
앞서 가톨릭 교회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현대적인 가족계획" 수단을 정부가 국민에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은 첫 법안이 상정된 지난 2008년에 법안 통과를 성공적으로 저지시켰다.
그러나 지난 1월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8%가 정부는 가족계획과 관련해 부부들에게 적법한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필리핀의 인구는 9401만 명으로 지난 2000년의 7650만 명보다 크게 늘어났으며, 전체 인구 가운데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여서 교회의 영향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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