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올 상반기 국내은행들이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를 더 많이 내리며 예대금리차가 큰 폭으로 벌어졌다. 특히 한국씨티·전북은행 등 4곳은 4%를 넘었다.
30일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17개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살펴본 결과 예대금리차가 4.0%를 넘는 곳이 4곳에 달했다.
전체 은행 중 전북은행이 4.51%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은행(4.06%)·대구은행(4.04%)·부산은행(4.0%) 등이 4.0%를 넘었다.
기업은행(3.82%)·외환은행(3.76%)·광주은행(3.69%)·제주은행(3.63%)·경남은행(3.49%)·국민은행(3.37%) 등은 3.0%대를 기록했다. 나머지 은행은 2.0%대였다.
예대금리차는 원화대출채권 평균 이자율에서 원화예수금 평균 이자율을 빼서 구한 것이며, 예대 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늘어난다.
올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보다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됐다.
외환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3.17%에서 올 상반기 3.76%로 0.59%포인트나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외환은행의 대출 평균금리가 6.71%에서 6.76%로 상승한 반면 예금 평균금리는 3.54%에서 3.0%로 0.54%포인트 하락한 영향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94%에서 올 상반기 2.44%로 0.50%포인트 늘었고 우리은행도 2.42%에서 2.90%로 0.48%포인트 확대됐다. 하나은행은 2.01%에서 2.31%로 0.30%포인트 늘었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은 올 들어 채권금리가 급락하는 등 시장금리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2일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콜금리가 0.25%포인트 내리면 대출금리는 0.45%포인트 하락하지만 예금금리는 0.67%포인트 하락해 예대금리차가 0.22%포인트 벌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실종한 대기성 자금들이 대거 은행 예금에 몰린 점도 예금금리 하락을 이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 하락기에는 통상 예대금리차가 벌어진다"면서도 "특히 올해 상반기 시중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며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유리한 방향으로 조정한 영향도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하반기 예대금리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시장금리는 오히려 하락하는 등 여전히 시장 심리가 금리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35%포인트로 전월의 2.29%포인트보다 0.06%포인트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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