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미국 일리노이대학-시카고 캠퍼스(UIC) 교수진이 명예교수 임명 동의안을 놓고 대학 이사회 측과 마찰을 빚고 있다.
2일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UIC 교수진은 대학 이사회 크리스토퍼 케네디(47) 의장이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좌익 성향의 빌 아이어스 교수(65)에 대한 명예교수 임명 동의안 거부를 주도했다며 이사회 측에 이에 대한 재고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어스는 1987년부터 UIC 교육대학 교수로 재직해오다 지난 해 은퇴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 시대 급진주의자로, 1970년대 초반 펜타곤을 비롯한 미국 정부기관에 폭탄 테러를 일삼던 '웨더 언더그라운드(Weather Underground)'란 조직에서 핵심 요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1974년 베르나딘 도른 등과 함께 '반제국주의 혁명을 위한 지침(The Politics of Revolutionary Anti-Imperialism)'이란 부제가 붙은 '프레리 파이어(Prairie Fire)'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고(故)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 로버트 F.케네디 상원의원의 암살범인 시르한 비샤라 시르한을 포함한 정치범들에게 책을 헌정한다고 밝혔다.
케네디 전 의원의 아들인 케네디 의장은 지난 주 열린 UIC 이사회에서 "민주주의 하에서 정치적 암살을 축하하거나 암살자를 영예롭게 할 수는 없다"며 "양심에 의거, 아버지 암살범을 두둔한 사람에게 지지표를 던질 수 없다"고 강조했고 UIC 이사회는 아이어스의 명예교수 임명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했다.
그러나 교수진은 "명예교수 임명안은 이사회에 상정되기 전 교수위원회, 학장, 총장의 동의를 모두 거쳤다"면서 "대학의 결정에 의해 관례적으로 진행되어오던 일이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문제로부터 부적절한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위원회 엘리엇 커프먼 교수는 "케네디 의장이 학문적 성과로 판단되어야 할 아이어스 교수의 명예 교수직 수여를 케네디 형제의 암살사건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며 "다음 주 중으로 교수위원회 간부들이 이사회 측에 거부안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어스 교수는 지난 2008년 미국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관련, 논쟁적 인물로 부각됐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이어스가 설립한 '시카고 애넌버그 챌린지'라는 단체에서 학교 개혁운동을 추진했으며 이로 인해 공화당 대선 후보들로부터 "테러리스트와 연계되어 있다"는 비난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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