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이 스튜디오 '팩토리'를 통해 팝아트를 생산했다면 장영혜중공업은 웹을 통해 볼 수 있는 작품인 웹아트를 생산하는 그룹이다.
2000년과 2001년 '웹아트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웨비상(Webby Awards)을 받았고 2003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참가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주목받아온 이들이 상업 화랑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을 연다.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7일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이들이 2004년 로댕갤러리 전시 이후 6년 만에 여는 개인전이기도 하다.
작품은 항상 그렇듯 플래시 프로그램을 이용한 텍스트 애니메이션이다. 텍스트는 흰 스크린이나 LCD TV 화면 위에서 작가가 직접 여기저기서 샘플링하고 때로는 만들기도 하는 음악의 비트에 맞춰 리드미컬하게 사라졌다 나타난다.
'다운 인 후쿠오카 위드 디 벨라루시안 불르즈'(DOWN IN FUKUOKA WITH THE BELARUSIAN BLUES)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는 1873년 프랑스의 시인 랭보와 또 다른 시인인 폴 베를랭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동성 연인 사이였지만 싸움 끝에 베를랭이 랭보를 향해 총을 쏴 손목에 상처를 입힌 이야기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 속에도 등장하는 이 이야기는 작품 감상의 실마리를 던져주긴 하지만 화면 속에 등장했다 사라지는 영어와 한글 텍스트들은 토막토막 이어질 뿐 기승전결을 가진 서사적 줄거리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삼성을 주제로 한 일련의 작품들이나 한국에서 사는 긴박함을 표현했던 베니스비엔날레 출품작 '파오!파오!파오!'가 사회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들이었다면 이번 전시작들은 좀 더 사적인 느낌이 강하다.
"'다운 인 후쿠오카 위드 디 벨라루시안 불르즈'는 시인과 예술가는 상처를 주거나 상처를 받는 자들이라고 제시한다. 그들은 과장된 행동으로 결함을 드러낸다(하략)"는 작가의 작품 설명문은 이 이야기가 랭보와 베를랭의 이야기를 빌렸지만 사실은 자신들을 비롯해 불안정한 존재인 예술가들에 대한 이야기임을 암시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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