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충남 논산시 부창동 논산천변.
1천350년전 백제의 계백장군과 5천결사대의 충혼이 서려 있는 황산벌전투 재현을 보려고 수천명의 관람객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행사는 660년(의자왕 20년) 전 나당연합군이 백제에 쳐들어왔을 때 황산벌(논산시 연산면 일대)에서 계백장군이 이끄는 백제군과 신라군이 벌였던 치열한 전투를 재현한 것이다.
대전에서 온 김모(28)씨는 "말로만 듣던 황산벌전투를 재현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실제 갑옷을 입고 창을 든 병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라 기대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대북소리에 맞춘 화려한 백제 무사들의 검무를 시작으로 전투 재현행사가 시작됐다.
나당연합군의 침략에 맞서는 백제군의 전쟁 준비상황은 비장했고 장엄하게 그려진 계백장군의 살신성인과 가족들의 희생정신 앞에 관객들은 숙연해졌다.
1천명이 넘는 출연진과 30여마리의 말이 등장하는 전투신은 1천350년 전 황산벌 전투를 옮겨놓은 듯 박진감이 넘쳤다.
관람객들은 전투장면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으며 백제군이 한명 한명 전사할 때마다 아쉬움을 토해냈다.
연막과 화약류, 포그머신, 라인로켓 등 특수시스템은 전투장면의 효과를 극대화 시켰고 특히 기마병의 움직임은 관람객들의 눈을 충분히 사로잡았다.
수적 열세에도 4번의 전투에 승리한 백제군이었지만 관창 등 화랑들을 앞세워 전열을 가다듬은 신라군의 총공격에 무릎을 꿇었고, 백제 최후의 보루인 계백장군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는 순간 관람석 여기저기서 탄성이 들렸다.
700년을 이어온 백제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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