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지수의 가파른 상승세와 함께 선물시장에서도 순매수를 지속해 오던 외국인이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오는 14일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설 경우, 매수차익잔고와 미결제약정이 자칫 대량 차익실현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차익거래 물량을 공격적으로 풀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10월 옵션만기에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코스200지수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4679계약을 매도하며 약 58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평균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는 0.9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현물시장에서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가 이뤄지면서 선물 12월물은 245.40으로 거래를 마쳐 245선은 지키는 모습이었다.
지난 7월 이후 이번달 1일까지 순차익잔고(매수차익잔고-매도차익잔고)는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돼 프로그램 매도로의 전환에 대한 부담감을 높이고 있다. 선물 미결제약정도 지난 6월 만기 이후 4개월만에 10만 계약을 넘어선 상태다.
지난 9월부터 외국인이 선물 순매수세를 지속해 왔던 것과 비교하면 이날 매도 물량은 크지 않지만, 하루치만 두고 본다면 외국인이 꽤 공격적인 매도를 펼쳤기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문제는 가파르게 올랐던 선물 지수가 조정장세에 진입할 경우, 베이시스가 하락하며 차익거래가 만기때 대규모 청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매수차익거래는 베이시스 강세시 고평가된 선물을 매도하고 저평가된 현물을 매수함으로써 베이시스 축소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선일 동양종금 연구원은 "외국인이 베이시스를 낮게 눌러가면서까지 매도한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시장 베이시스가 꺾일 경우에는 차익거래 청산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매수차익거래 규모 감소로 베이시스가 약화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또한 통상적으로 10월에는 옵션 만기에 프로그램 매도를 쏟아내는 경우는 드물다며 10월 옵션만기때에는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선일 연구원은 "외국인의 단기 차익거래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공격적으로 풀 의사는 없어 보인다"며 "최근 환차익을 얻으며 차익거래를 풀지 않는 것으로 미뤄 보아 주의는 해야겠지만 외국인 포지션 자체가 만기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9월 초부터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온 만큼 지금 조정할 시기라고 판단해 일부 차익실현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만기의 특징상 잔고가 쌓여도 거래세 때문에 청산되는 규모가 크지 않아 이번에도 물량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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