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글로벌 증시가 미국과 일본 금융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움직임을 적극 반기며 랠리를 연출했다. 하지만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는 자국 통화의 약세기조를 강화하기 위한 글로벌 '환율전쟁'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증시는 이날 일제히 급등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MSCI아시아태평양지수는 1.5% 급등하며 장중 한때 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1.81%와 1.02%씩 뛰었다. 코스피도 1.3% 상승한 1903.95로 2년5개월 만에 1900선을 돌파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도 1.8% 급등하며 1만1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한 것은 전날 일본은행(BOJ)이 사실상의 제로(0)금리를 선언하고 시중 공급자금을 5조 엔 늘리기로 하는 등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를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를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도 잇따라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팀 슈뢰더 펜가나캐피털 펀드매니저는 "BOJ의 깜짝발표로 투자심리가 급반등하고 있다"며 "선진국 정부들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를 종식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진국의 추가 양적완화 움직임은 세계 각국의 자국 통화 약세 경쟁을 부추기게 될 전망이다. 특히 달러화 약세는 각국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이날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8% 가까이 추락했다. 유로 대비 달러화 가치는 8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태국 바트화 가치도 13년래 최고 수준을 맴돌았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12.7원 내린 1118원을 기록,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110원대로 밀렸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의 외환시장 움직임에 대해 환율정책이 무기화되면 글로벌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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