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지난달 유례 없는 '황금장'을 연출한 미국 뉴욕 증시가 이달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9월은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약세를 나타내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다우지수가 1939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992년 이후 최고의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이례적으로 10%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하자 기업공개(IPO)시장이 활기를 띠는 등 투자심리가 급반등했다.
美 다우지수 추이(출처:CNCB) |
급반등 배경에는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시장의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소비지표는 투자자들에게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으며 물가상승 압력이 통제되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8월 개인소득도 전월 대비 0.5% 증가하며 올해 들어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고, 소비지출도 0.4% 늘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척도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4개월째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가에서는 이달에도 지난달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단 시작이 좋았다. 지난달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가 추가 양적완화 방침을 밝히면서 상승 모멘텀이 10월로 넘어온 것이다.
연준은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가 큰 상황이다.
더욱이 일본은행은 지난 5일 기준금리를 0.1%에서 0~0.1%로 낮추고 자금공급 규모를 5조 엔 더 확충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근거로 미국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잇따라 추가 양적완화 행렬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 발표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P는 S&P500 기업들이 3분기에도 전달과 같은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500대 기업들은 지난 2분기에 1년 전에 비해 38% 늘어난 189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존 캐널리 LPL파이낸셜 투자전략가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더블딥(이중침체) 우려를 불식시켜준다면 이달 S&P500지수는 지난 4월 고점을 치고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수가 1145~1150선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의 버블 조짐도 주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주식투자전략가인 밀러 타박과 데이비드 켈리는 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채권은 비싸지만 주식은 싸기 때문에 증시가 채권시장에 비해 투자매력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이후 이어지고 있는 달러화의 약세도 10월 증시 낙관론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주요 1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6월 88.80에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77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돈을 마구 찍어내는 양적완화 정책은 글로벌 경제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증시에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는 이날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초완화 통화정책이 세계 경제 회복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카오스(혼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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