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스페인에서 한국 문학은 점점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점차 많은 한국 작품이 번역되고 있는데, 특히 다양한 주제로 광범위한 시를 쓴 고은 시인의 작품이 많이 전해졌습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안토니오 콜리나스가 단국대에서 열리고 있는 2010년 세계작가페스티벌 참가차 한국을 찾았다. 국내 처음으로 자신의 소설 '남쪽에서 보낸 일년'(자음과모음)이 출판된 것도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는 책이 출판된 것을 계기로 6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스페인의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도를 이렇게 전한 뒤 "고은 시인의 시는 굉장히 서정적이면서 언어유희에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콜리나스는 이어 "그(고은)는 사회와 역사의 증거가 될 인생을 살기도 했다"며 "항상 어린아이처럼 산다는 그의 작품에서는 특히 유년기의 기억이 담긴 서정적인 면이 두드러진 시들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그는 7일 발표되는 노벨문학상과 관련, "노벨상은 일반의 예측을 뛰어넘고 이해할 수 없는 수상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아시아 시인에게 돌아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첫 출판된 자신의 작품 '남쪽에서 보낸 일년'에 대해 콜리나스는 "사람들이 내 작품 중 어떤 것을 읽어야 할지 물을 때 내 대답은 항상 이 소설"이라며 "새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시기인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이자 미학에 대한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이 주인공 자신의 내부 세계에서 현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으로 끝을 맺는 사랑과 예술을 주제로 한 소설"이라며 "젊은 주인공은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을 인식하면서 '더욱 저 멀리' 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남쪽에서 보낸 일년'은 스페인 '국가비평상' '국가문학상' 등을 받은 저명한 시인인 그가 처음 펴낸 소설로, 스페인에서는 1985년 발표됐다.
시적인 문체로 쓴 소설은 스페인 남부 한 기숙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 하노의 한 학년을 그린다. 하노는 교수의 부인인 성숙한 여인 마르타와의 정열적인 사랑, 열여섯 소녀 디아나와의 순수한 사랑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다.
젊은 날의 혼란에서 하노를 지탱하는 것은 예술이다. 음악과 미술, 시를 통해 하노는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바라보고, 또 현실을 인식한다.
두 여인 마르타와 디아나처럼 소설은 오래된 도시와 자연, 하노의 고향인 폐쇄적인 스페인 북쪽과 개방적인 분위기의 남쪽 등을 대비시키며 상반된 세계를 보여준다.
콜리나스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고은 시인 등 한국 문인들과도 교류해왔다.
스페인에서 고은 시인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2005년 금강산에서 열린 만해축전 '세계평화시인대회'에 참가한 경험으로 수필집 '금강산 부근에서'를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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