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김용훈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던 인수·합병(M&A) 이슈가 효자가 돼 돌아왔다.
우리금융지주·외환은행·현대건설 등 M&A가 진행 중인 기업의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견조한 경기회복 속에 기업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M&A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시장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7일 금융권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M&A가 진행 중인 기업의 주가 상승세가 눈에 띈다.
우리금융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1만5000원으로 최근 한달동안 12.36% 가량 올랐다. 최근 16거래일 중 11거래일 동안 상승했다. 지난달 8일 우리금융 매각 주관사로 대우증권·삼성증권·JP모간 등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11월초 매각공고가 나오면 주가가 더욱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도 호주 ANZ(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커지며 지난달 27일 1만4250원까지 상승했다. 연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4월 15일의 1만4450원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지난 5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매각가를 할인해 줄 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550원 하락하기도 했지만 일회성 악재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 2분기부터 M&A 논의가 활발해지며 5월 19일 4만60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 6일 7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 9월 24일 매각공고가 나가자 하루만에 7만1200원에서 7만6500원으로 5300원 급등하는 등 M&A 이슈가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자금사정이 급격히 악화돼 M&A 이슈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지난 1~2년 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 지분을 블록세일할 것이란 소식이 돌자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1만6000원대이던 주가가 3개월 만에 1만28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 30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매각안을 내놨을 때도 주가가 1만4700원에서 1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외환은행도 올초 론스타가 매각 작업을 본격화 할 것이란 외신보도가 이어지자 연초 1만4000원대였던 주가가 5월에는 1만1000원대로 주저 앉았다.
현대건설도 올초 매각 소식이 들리자 주가가 1월 4일 7만1700원에서 5월에는 4만대 중반으로 고꾸라졌다.
일반적으로 M&A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상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악재로 돌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견조한 경기 회복세 속에 기업활동이 본격화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M&A에 대한 시장의 심리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달 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인수 지분을 50%+1주에서 45%로 줄일 것이란 소식에도 대우건설 주가가 10% 가량 상승할 정도로 시장의 반응은 민감하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앞서 2년 동안 M&A 이슈는 경기침체로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 모두 재무상태가 악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경기 회복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이 같은 우려가 상쇄됐고 향후 M&A 이슈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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