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문자로 평가받는 한글은 표현 못할 소리가 없는 '발명품'이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소리문자들이 있지만 한글은 유일하게 발음기관을 본떠 만든 문자다. 그 모양만 발음기관을 따라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의 발음기관에서 나는 소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같은 성질의 소리는 비슷한 생김새를 갖도록 만들었다.
프로그램은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발음기관과 훈민정음의 연관성에 대해 실험하고 소리에 대한 훈민정음의 표현력을 알아본다.
훈민정음의 창제기록에는 자방고전(字倣古篆), 즉 글자의 모양을 옛글자를 따라서 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학계에서는 훈민정음의 기원으로 몽골의 파스파문자와 신라시대에 들어온 인도의 산스크리트어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모양새만으로는 큰 연관성을 찾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세종은 왜 자방고전이라는 말을 했을까.
제작진은 "중국의 한자가 국제 공통어처럼 쓰이던 중화 질서 속에서 신하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리에 문자를 창제한 세종이 자방고전이라는 말 속에 또 다른 속내를 숨긴 것은 아닌지 살핀다"고 밝혔다.
훈민정음 창제를 반대하는 신하들과 대화에서 세종은 "너희들이 운서를 아느냐"고 호통을 쳤다. 세종은 음의 높낮이와 발음기관을 통해 말소리가 나는 이치에 대해 섭렵했던 당대 최고의 음운학자였다.
또한 절대적인 음감을 가진 세종은 우리말을 수없이 들으며 철저히 분석해 특히 차자표기법을 통해 우리말 구조를 분석했다.
백성들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같은 성질의 소리는 같은 모양으로 만든 훈민정음의 창제 과정 곳곳에는 세종의 백성에 대한 연민과 사랑이 배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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