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국은 기후변화협약 체제 이전의 수혜국인 선진국이 과감히 양보하는 모범을 보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선진국은 지나친 희생을 강요한다며 맞서고 있는 것.
특히 온실가스 배출 세계 2위로 그동안 기후변화협약 관련 회의에 불성실하게 임해 온 중국이 이번 톈진(天津) 회의를 계기로 선진국을 압박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데 대해 못마땅해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번 회의의 중국 측 실무책임자인 셰전화(解振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6일 "선진국의 재정지원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지원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중국은 최대 탄소배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그 이후에는 배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진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셰 부주임은 특히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넘고도 아직 탄소배출 피크에 도달하지 못한 선진국이 있는데 1인당 GDP가 불과 3천달러인 중국은 어쩌란 말이냐"라며 선진국에 공격의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이번 톈진 기후변화협약회의를 계기로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 환경법 발전재단(FIELD)이 기후변화에 대한 무대책 책임을 물어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을 국제재판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을 포함한 인도, 브라질 등 신흥경제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문제는 각국 자율에 맡기자는 게 기본인식이지만 배출억제 동참이라는 큰 흐름에는 따르는 분위기다.
중국은 톈진 기후변화협약회의 이틀째인 지난 5일 "중국은 아직 공업화 발전 단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정한 교토의정서 방식의 탄소배출권 거래제 추진은 아니지만 그래도 향후 5년 내에 일부 산업 분야와 성(省)을 대상으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범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신흥경제국을 포함한 개도국의 탄소배출은 사실상 자율에 맡기고 선진국만 먼저 재정지원과 기술이전의 모범을 보이라는 것은 불공평하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톈진 회의에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탓에 크리스티나 피구에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장은 6일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각국이 국가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해 공동선을 추구해야 한다"며 합의를 독려했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엿새간의 일정으로 개최중인 유엔 기후변화협약회의는 오는 11월 말 멕시코 칸쿤 기후정상회의를 앞두고 의제 조율을 위해 열리는 회의이다.
작년 말 덴마크 코펜하겐 기후정상회의에서 지구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억제하고 선진국과 개도국이 이산화탄소 오염을 줄이기 위해 공동 대응하며, 기후변화에 취약한 빈곤국들에 2012년까지 연간 300억달러를, 2020년까지는 1천억달러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코펜하겐 협약이 상정됐으나 선진국과 개도국간 갈등으로 합의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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