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아주경제 김선환 기자)하나금융지주가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선언한 가운데 이종휘 우리은행장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용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
11일 이종휘 행장은 '2010년 IMF·WB 연차총회'가 열린 미국 워싱턴 DC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승유 회장 관련해서 신상변동 이야기가 들리더라"고 운을 떼면서 "우리와의 합병에 본인(김 회장)의 용퇴가 도움이 될 수 있는 거니까 하나의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본인(김 회장)은 갈데도 있지 않느냐. 학교(하나고등학교)도 있고..."라면서 김 회장의 용퇴를 전제로 하나와의 합병을 받아들일 수 있냐는 거듭된 물음에 대해 긍정도 부인도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이 행장은 "이팔성 우리금융지주회장과 대학 동문 사이인 김 회장 쪽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 않겠느냐. 김 회장 쪽에서 뭔가 움직임이 있는 것 같더라"며 "그렇지 않아도 지금 은행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많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행장은 나아가 하나은행과의 합병이 추진돼 제3법인이 탄생할 경우 합병법인의 주체는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나 고객구성, 맨파워 등이 모두 앞서기 때문에 우리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하나쪽이 인수를 할 수는 없다. 어차피 합병이다. 합병이 되면 제3법인의 중심은 우리은행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통합법인의 회장이 이팔성 회장이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아울러 이 행장은 내년 6월 임기만료 후 연임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금융기관장은 재임 중 2회 이상의 경고 조치를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으면 연임할 수 없다는 조항에 대해 수긍하기 어렵다는 뉘앙스를 전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56.97% 보유한 1대 주주다.
이 행장은 "수석부행장 때 1번, 은행장 때 1번 받은 거다. 동일 임기 중 2회가 아니다"라며 또한 "단서 조항으로 인수합병 등 특수 상황에서는 예보가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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