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땐 수출기업 경쟁력 약화돼 회복 악영향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주요국 경기 및 환율 변동성 확대가 한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14일 정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를 연 2.25%로 3개월 연속 동결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한국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대외 여건이 중요하다"며 "환율 전쟁은 경제의 하방 리스크"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이어 "금리 정상화 타이밍은 국내외 여건을 함께 고민한다"며 "글로벌 금융상황이 급변 급변했고 과거보다 불확실성 커졌다"고 말했다.
이날 금통위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주요국의 경기 회복세 둔화 가능성, 글로벌 환율 여건 변화, 유럽국가 재정 문제 등이 우리 경제 성장의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제국들이 자국의 수출 등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늘리고 환율을 방어하는 최근의 상황이 금리 동결의 주된 원인이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유입을 유도해 원·달러 환율을 추가로 떨어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떨어지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돼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김 총재는 다만 최근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물가에 대해서는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물가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의사도 밝혔다.
김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급등 등으로 높아졌고 앞으로 경기 상승이 이어지면서 수요 측면의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3% 안팎의 물가 상승률이 계속될 것이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살아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내외 여건이 굉장히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여부를) 그때 그때 판단할 것"이라며 "연내에 올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김 총재는 "오늘 금리 동결은 만장일치가 아니었다"며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들의 표결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종전까지 한은은 표결 내용을 포함한 금통위 의사록을 금통위 개최 6주 후에 공개했다.
이에 따라 6명의 금통위원 중 물가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환율 전쟁 등 대외 불안 요인을 고려해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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