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상대 절도 진화...'돈보다 정보'

지난 1년간 기업에서 지적재산 등 정보를 훔치는 사례가 물질적 자산 절도행위 건수를 처음으로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컨설팅업체 크롤(Kroll) 보고서를 인용, 최근 1년간 기업에서 일어난 정보 절도행위가 전년의 1.5배에 달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801개 기업 가운데 지난 1년간 자료를 도둑맞은 업체는 27% 이상으로, 전년 조사 당시의 18%보다 9%포인트가량 늘었다.

반면 물질적 자산 절도는 지난해 통계인 28%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정보 절도가 기업체에서 가장 심각한 범죄행위로 떠올랐음을 드러냈다.

또 이렇게 도둑맞은 정보를 10억달러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작년 조사 당시 140만달러에서 올해에는 170만달러로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조사에 응한 업체 가운데 전년의 86%보다 늘어난 98%가 이같은 경우를 당한 것으로 집계됐고, 자료를 도둑맞을까 우려한 나머지 중국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진출을 꺼린다고 답한 업체도 전체의 48%나 됐다.

신문은 조직화한 절도단이 인터넷을 통해 가담자를 끌어들이면서 국경을 넘나드는 절도행위가 더 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정보 절도행위는 개인정보를 비롯한 대량의 자료와 함께 당국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전산망 침투 프로그램 매매로까지 이어져 일종의 `고도로 진화한 자본주의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최근 설문 결과에 따르면 지적재산권 보호에 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업체가 전체의 반 이상에 달하기도 했다.

크롤 뉴욕지사의 리처드 플랜스키 지사장은 "이는 경제의 본질이 변화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결과"라며 "기업의 가치 중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장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를 만든다"고 밝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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