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한국형 강소기업인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를 발굴했는데 하나같이 기대 이상의 실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창의성의 중요한 '스마트 월드(smart world)' 시대에는 스몰 자이언츠가 강점을 갖게 될 겁니다."
중소기업학회 회장이자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인 이장우 경북대 교수는 18일 "제품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이제 비즈니스 모델로 경쟁해야 한다"면서 창의성은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에서 나오기 때문에 스몰 자이언츠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저서 '스몰 자이언츠'(미래인 펴냄) 출간을 기념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이 교수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스몰 자이언츠'를 강조했다.
'스몰 자이언츠'는 작으면서 강한(Small and Strong) 한국형 강소기업을 뜻하는 용어. 이 교수는 이 책에서 반도체, IT 제조, 소프트웨어, 게임, 의료 제조,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탄탄한 성장 기반을 다진 72개 강소기업을 선정, 이들 기업의 성공 비결과 경영전략 등을 분석했다.
이 교수는 우선 스몰 자이언츠는 독일의 강소기업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과는 개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시장에서 1등을 하거나 해외시장에서 5위 안에 든 기업을 스몰 자이언츠로 선정했다"면서 스몰 자이언츠는 독일의 히든 챔피언, 미국 실리콘밸리의 기업들, 일본 강소기업들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한국적 특징이 합쳐진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벤처 기업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스몰 자이언츠는 벤처 기업보다 규모가 더 크고 더 혁신적이며 성장속도가 서너 배 빠르고 국제화됐다"면서 "벤처 기업을 뛰어넘는 새로운 종자의 탄생"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교수는 특히 스몰 자이언츠의 특징으로 '2S'를 꼽았다.
"2S는 스피드(Speed)와 스피릿(Spirit)을 말합니다. 하면 된다는 정신(스피릿)으로 틈새시장에 과감하게 들어가고 대책 없이 과감하게 시장에 진입했다가 봉착한 문제는 빠르게(스피드) 해결하는 것이 스몰 자이언츠의 특징입니다. 사실 2S는 지난 30년간 한국식 경영의 가장 큰 강점이기도 했습니다. 스피릿은 현대중공업, 스피드는 삼성 반도체의 경영 요체였습니다. 대기업들이 독과점 구조하에서 2S를 발휘했다면 스몰 자이언츠는 '정글'에서 2S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강소기업이 아직 많이 부족하며 '전술형'에 머물러 있다"면서 "새로운 문제를 찾아서 세상에 문제를 던져주는 '전략혁신형'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몰 자이언츠를 키우기 위해서는 약자를 위한 퍼주기식 중소기업 지원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강한 중소기업을 키우는 것이 중소기업 정책의 답"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스몰 자이언츠 육성은 동반 성장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이기도 하다"면서 대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해서도 스몰 자이언츠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 대기업에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 "스몰 자이언츠들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여전히 구조적인 약점을 갖고 있지만 동반 성장의 상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