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이번주 후반 미·일·중·러 4강 외교장관과 연쇄 양자접촉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29~30일 열리는 '아세안+3'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가 계기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을 수행하는 김 장관으로서는 취임 후 첫 공식 외교 무대에 데뷔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는 내달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되는 정상외교 무대인데다 북핵 6자회담 재개 움직임으로 한반도 정세가 미묘해지는 흐름 속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김 장관의 외교행보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24일 "이번 정상회의는 4강을 비롯해 아시아 역내의 주요 18개국이 참여하는 초대형 정상외교 무대"라며 "김 장관으로서는 상견례를 겸해 주요국들과 양자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 추진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30일 EAS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며 현재 양국 실무진은 양자회동 일정을 조율 중이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9일 김 장관에게 취임축하 전화를 걸었고 당시 두 장관은 빠른 시일 내에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두 장관이 만나면 G20 성공개최와 북핵 등 동북아 현안을 폭넓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제츠(杨洁篪) 중국 외교부장과도 양자면담 일정을 조율 중이다. 양 부장과는 북한 권력승계와 6자회담 재개, 천안함 이후의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장관은 양 부장에게 조속한 시일내에 방한해달라는 뜻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 취임한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과도 양자접촉을 가질 예정이다. 강제병합 100년을 맞은 새로운 한·일관계 모색 방안과 조선왕실의궤 반환 등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담화 후속조치 등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일본의 외교장관과의 양자접촉에서는 내년 설립되는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설치를 위한 협정체결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AS에 참석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양자면담이 추진된다. 동북아 정세현안 논의와 함께 G20 때 방한하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 문제 등이 협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EAS 정상회의 기간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와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각각 양자접촉을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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