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저축은행권의 예대율이 다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때문에 잔뜩 움츠리며 내실 다지기에 전념했던 저축은행들이 다시 영업을 강화하면서 여수신 잔액도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26일 저축은행권 및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권의 8월말 여신 잔액은 63조4204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32%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올들어 최대치다.
저축은행권 여신 잔액은 3월부터 지난 6월까지 넉달간 4.8%나 줄었다. 이후 7월 0.32% 소폭 상승한 데 이어 8월 들어 1.32% 오른 것이다.
수신 감소세도 진정되는 모습이다. 저축은행들은 올 상반기까지 낮은 수신금리 때문에 수신 잔액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신 증가율은 지난 5월 -0.21%, 6월 -0.52%, 7월 -0.84%, 8월 -0.05%를 기록했다. 수신 감소는 계속되고 있지만 8월 들어 감소폭이 크게 준 것이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7월 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인상했는데 저축은행의 인상폭이 더 컸다"며 "상반기 말 시중은행의 특판예금과 저축은행 금리가 거의 비슷했는데 금리격차가 다시 벌어진 것이 요인"이라고 말했다.
수신이 제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여신이 크게 늘면서 예대율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예대율은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로 이 지표가 오르면 이자 수익이 증가한다. 통상 예대율은 90~95%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8년 90%대 초반을 유지하던 저축은행권 예대율은 금융위기를 거친 뒤 86~88%선으로 하락했다. 올 상반기까지도 예대율 하락세는 계속됐다. 예대율은 1월 말 87.8%였지만 저축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관리에 몰두하면서 예대율이 6월 말에는 81.6%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 82.6%, 8월 83.7%로 예대율이 두달 연속 상승하는 모습이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2009회계연도 결산월인 6월 직전의 상황보다는 낫지만 여전히 예전의 절반 정도만 대출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이라며 "자산 건전성도 자산 규모에 맞는 수익이 나야 유지가 되기 때문에 여신을 더 운용하고 싶지만 마땅한 대출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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