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 출전할 태권도 국가대표팀이 26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진행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대회 준비 상황과 각오 등을 밝혔다.
한국은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6체급(남녀 8체급씩) 중 12체급(남녀 6체급씩)에 출전해 8개 이상의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태권도가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86년 서울 대회다. 한국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까지 다섯 차례 대회에서 모두 태권도 종목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남자는 이란, 여자는 중국과 대만, 태국 등이 빠르게 성장해 한국 태권도를 위협하고 있어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12명 중 절반인 6명이 국제대회 입상 경험이 없어 걱정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처음 도입된 전자호구 시스템도 변수다.
한국은 전자호구 시스템이 도입된 국제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못했다.
한국은 2008년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남녀부 성적 종합 4위에 머물러 18회 연속 우승이 좌절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은 남자부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 이란, 터키 등을 제치고 19회 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자부에서는 중국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지난 7월 열린 월드컵태권도단체선수권대회 때는 여자부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남자부는 3위에 머물렀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쓸 전자호구 제품은 지난달 중순에서야 결정돼 더욱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전자호구 울렁증'을 털어내고 종주국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대표팀 코치인 전문희 한성고 감독은 "호구가 무거워 동작도 느려지고 체력소모도 많다. 고난도 기술을 발휘하기 힘들어 선수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는데 그래도 지금은 많이 적응했다"면서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9개나 따 부담이 많다.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왔는데 선수와 지도자가 하나가 돼 이번에도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도하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베테랑 이성혜(26)와 권은경(25.이상 삼성에스원)은 여자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2연패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팀 맏언니인 여자 57㎏급의 이성혜는 "도하 때는 출전한 선수 대부분이 금메달을 땄다. 이번에도 부담이 많이 되지만 다시 1등하고 싶다"고 말했고, 53㎏급의 권은경도 "4년 전 경험해 봐 아시안게임 우승이 얼마나 좋은 지 누구보다 알 안다. 여자 선수로는 2연패가 처음이라니 욕심이 많이 생긴다"고 밝혔다.
대표팀의 유일한 고교생인 남자 63㎏급의 이대훈(18.한성고)도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마찬가지였다.
태권도 남자 대표팀에는 실업, 대학 선수들의 높은 벽에 막혀 고교생이 얼굴을 내밀기가 어려웠는데 이대훈은 지난 4월 태권도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에서 여섯 명의 대학, 실업 선배들을 차례로 상대해 경기당 평균 13.7점을 뽑는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이며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마침 수능일에 이번 아시안게임을 치르게 됐다는 이대훈은 "이번 대회가 내게는 수능"이라면서 "처음 나가는 국제대회라 부담이 많지만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 나이가 어리다고 좋지 않은 성적을 낼 수는 없다"고 당차게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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