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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소장된 고려불화의 애틋하고 특별한 한국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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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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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센소지(淺草寺)가 소장한 '수월관음도'(사진1)

일반적인 수월관음도가 바위에 걸터앉은 모습인 것과 달리, 은은한 녹색 물방울 모양 안에 서 있는 자세로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아주경제 오민나 기자) 700년 세월을 거슬러 마침내 고려불화와 만남의 문이 열렸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서울G20 정상회의와 국립중앙박물관 용산 이전 개관 5주년을 맞아 '고려불화대전-700년 만의 해후' 기획 전시회를 열고 있다.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으로 꼽힌다.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 등 독보적인 미적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다. 고려인의 높은 미적 수준과 고려불교의 정신을 함축하고 있어 당시 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는 고려시대와 같은 시대인 중국의 남송~원대의 불화, 일본의 가마쿠라시대의 불화도 함께 선보인다.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다.

또 국내 소장 고려불화 외에 일본・미국・유럽 등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고려불화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일본에 있는 27점, 미국·유럽으로 건너 간 15점, 국내 19점 등 61점과 비교·감상을 위해 중국과 일본 불화 20점, 고려불화의 전통을 계승한 조선 전기 불화 5점 등이 함께 전시된다. 평소 한두 점 관람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고려불화 수십 점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일본 센소지(淺草寺)가 소장하고 있는 ‘수월관음도(사진1)’, 네즈미술관(根津美術館)의 ‘지장보살도’, 오타카지(大高寺)의 ‘관경16관변상도’ 등은 우리나라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특히 ‘물방울 관음’이라는 별칭을 가진 수월관음도는 현지에서도 잘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일본 학자들조차 보기 어려운 작품이다.

전시는 주제별로 구성했다. 제1부 ‘깨달음의 존재, 부처’에서는 고려불화 중 부처를 중심으로 그린 작품들을 전시한다.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한 ‘아미타삼존도(사진2)’가 인상적이다. 
   

▲삼성미술관 Leeum이 소장한 '아미타삼존도'(사진2)

아미타불이 보살들을 거느리고 극락에 왕생할 사람을 맞이하러 오는 ‘내영도(來迎圖)’ 형식의 고려불화다. 아미타불의 머리에서 뻗어나온 빛은 두 손을 모으고 무릎을 꿇은 왕생자를 감싸면서 그가 아미타불에 의해 극락왕생의 길로 곧 인도될 것임을 암시한다.



제2부 ‘중생의 구제자, 보살’에서는 불교 신자에게 친근한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수월관음도 속 은은한 녹색 물방울 안에 서 있는 관음보살상은 늘씬하고 우아한 고려 미인을 연상케 한다.

제3부 ‘수행자의 모습, 나한’에서는 고려시대 1235~6년에 그려진 ‘오백나한도’ 연작을 선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7점과 미국· 일본 등에서 대여한 3점을 더해 현재 남아 있는 작품 대부분을 볼 수 있다.

제4부 ‘이웃 나라의 불보살’에서는 고려불화와 같은 시기에 그려진 중국과 일본의 불화를 전시, 당대 동아시아의 불교문화와 불교회화를 폭넓게 감상할 수 있다.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품인 ‘아미타삼존내영도’ 외 두 점도 국내 최초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전시회를 위해 삼성미술관 리움, 일본 동경국립박물관· 나라국립박물관, 미국의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러시아의 에르미타주박물관 등 총 44곳에서 고려 불화를 공수해왔다.

고려불화는 작품이 워낙 귀한 탓에 한 곳에서 여러 점을 소장한 경우가 드물다. 이 때문에 국・내외 소장처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다는 후문이다. 고려불화를 많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한국에 빌려주면 다시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작품 운송을 코 앞에 두고 출품의사를 철회한 기관도 있었다. 이렇게 애틋한 고려불화의 고국 나들이는 전시회 타이틀 ‘700년 만의 해후’가 말해주듯 우리 국민에게 반가운 만남으로 다가올 것이다.

총 108점의 불화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번 특별기획전은 다음달 2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7~18세 1000원, 19~25세 2000원, 26~64세 3000원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전시기간 내내 전시되나 일부 기간만 전시되는 작품도 있으므로 관람 전 확인하는 것이 좋다. http://www.museum.go.kr/

omn0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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