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인'(2010년 8월 시사저널ㆍ미디어리서치 공동조사)으로 추앙받는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상을 되새기며 우리 사회의 갈등 해소방안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가톨릭대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 주최로 오는 9일 오후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다.
올해 3월 1일 가톨릭대 부설연구소로 문을 연 김수환 추기경 연구소는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를 김수환 추기경에게 묻는다'를 주제로 하는 이번 심포지엄에서 여러 종교와 시민사회, 학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을 초청해 발제와 토론을 들을 예정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기조강연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살려 사회가 교회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사회 속에 머무르면서 사회를 위해 존립한다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준 종교지도자였다"고 설명한다.
예수회 김우선 신부(서강대 교수)는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김수환 추기경과 교회, 그리고 시민사회'라는 주제발표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민주화 이후 건실한 시민사회 건설에 기여했고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한국인 모두를 위한 삶을 살았다고 강조한다.
토론자로 나서는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도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사회의 유일한 '목자'였다"며 "김 추기경은 '바보스러워도 사람답게 살아야한다'고 몸으로 보여줬고, 전체 사회와 국가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양심ㆍ정의ㆍ약자 인권 따위는 무시하고 소홀히 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 '거룩한 분노'를 발할 줄 아는 행동하는 양심이었다"라고 말한다.
천도교 박남수 선도사는 "김수환 추기경의 사회 개혁을 위한 노력은 동학에서 시작된 천도교의 사회개혁과 일맥 상통한다"고 설명하고 "종교연합운동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는 천도교인으로서 일부 영역에서 종교간 평화지수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 사회의 일원으로서 종교인의 책임을 다하려했던 김 추기경의 양심이 그리워진다"고 말한다.
천주교 신자인 소설가 한수산씨(세종대교수)도 토론자로 참여해 "김 추기경의 삶이 가지는 교회사적 의미와 그 영성을 감성적인 호소에 의존하는 대신 좀더 이성적으로 연구하고 검토할 때가 됐다"며 "김 추기경을 우상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김 추기경도 '하느님은 어디에 계신가'하는 믿음의 원형에 대해 번민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한다"고 제안한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강대인 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노길명 고려대 명예교수, 길상사 주지 덕현스님, 박일영 가톨릭대 교수 등도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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