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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통화절하 경쟁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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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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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PEC 재무장관회의, 경주 G20 합의 재천명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기준 도출은 어려울 듯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들이 자국 통화 약세 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합의했다.

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5~6일 일본 교토에서 열린 제17차 APEC 재무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중국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추가양적 완화 방침에 대한 비판 수위를 낮춘 데 힘입어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합의된 대로 경쟁적인 자국 통화 경쟁에 나서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전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통화 절하 경쟁 없이 현재의 경제여건을 반영하는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 시스템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APEC 재무장관들이 이같이 합의할 수 있었던 데는 중국의 영향력이 컸다. 왕쥔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연준이 600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매입키로 한 것은 경기부양을 위한 것으로 세계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지난 4일 "미국이 전 세계의 신뢰기반을 약화시켰다"며 발끈했던 데서 한걸음 물러난 것이다. 다만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방침은 이미 신흥국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며 "중국 정부는 미국의 정책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추가 양적완화 조치가 달러화 약세 기조를 강화시키면 각국의 자국 통화 약세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강달러 정책 기조를 재확인하고 최근의 달러화 약세 현상을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PEC 재무장관들은 환율문제 외에도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무역·투자 등과 관련한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로 하는 등 기존 G20 재무장관 회의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자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다만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기준에 대한 합의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미국 등은 경주에서 열린 G20 회의에서 환율 문제 해결을 위해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자고 제안, 합의를 이뤄냈다.

이는 경상수지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것으로, 미국은 GDP의 ±4%를 주장하고 있지만 중국·독일·일본·러시아 등이 반대해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가이트너 장관은 "1940년대부터 지속돼온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은 한동안 시간이 걸리는 과제"라며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기준(수치)을 특정해 추진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일정한 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가이트너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경상수지 기준을 GDP의 4% 이내로 억제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며 "(서울 G20 정상회의 선언에) 특정 수치가 들어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미툴 코테카 크레디트아그리콜 외환 투자 전략가도 "경상수지 제한 목표를 정하는 데는 상당한 저항이 있을 것"이라며 "G20 정상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글로벌 불균형을 시정할 수 있는 큰 폭의 합의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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