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롬푀이 EU 상임의장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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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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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취임한 이래 가장 어려웠던 도전은 무엇이었나.

▲분명히 국제 금융위기가 (임기) 처음부터 가장 어려운 도전이었다. EU 경제 거버넌스 측면에서 보자면 금융위기와 함께 국채시장 혼란이 큰 도전이었다. 위기에 더 잘 견디는 EU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다.

EU 정상들은 이러한 문제를 다룸에 의견일치를 모색하고 혁신적 해법과 확고한 개혁을 모색할 것을 내게 위임했고 이에 따라 나는 거버넌스 개혁을 다룰 태스크포스(TF)를 이끌었다.

 --상임의장으로서 27개 회원국의 의견을 조율하는데 어떠한 원칙을 갖고 있나.

▲내 '삶의 방식'이 바로 협력이다. EU는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다양성을 가진, 다채로운 유럽 대륙을 투영하듯 27개 국가로 구성됐으나 '바빌론'은 아니다. 회원국들은 이상과 가치를 공유한다. 우리는 공고한 민주주의 가치, 법치, 인권을 토대로 공동체를 건설했고, 이러한 이상과 가치를 EU의 토대가 되는 공동의 법규로 승화시켰다.

모든 회원국이 각자의 생각과 이해를 갖는 동시에 우리는 역동적 토론도 한다. (집행위원회, 유럽의회 등) 다른 기관과 함께 때로는 상이한 견해를 한 방향으로 인도하는 게 나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는 사람', '협상가'로 불리는데 이러한 캐릭터가 상임의장 직무를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나.

 ▲35년 이상 정치를 했다. 남의 말을 경청한다는 것은 진정 훌륭한 자산이다. 그럼에도 많은 정치인이 혼잣말하기를 선호한다. 진지하게 말하건대, 오늘날 (G20 정상회의와 같은) 협상, 고위급 대화가 매우 중요하지만, 성과가 있어야만 한다. 나는 모두가 동의할 만한 결과를 내지 못한 채 회의장을 떠나기를 싫어한다.

--G20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며 그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G20은 국제적인 경제 조율을 위한 최고의 회의체 역할을 떠안았다. 나는 서울 G20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해 EU가 핵심적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G20 체제에 정상회의를 출범시킨 것은 EU가 주창했으며 월스트리트 발(發) 금융위기와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어려움에 직면해 전 세계가 공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 G20 정상회의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제 G20의 초점이 당면한 위기대응에서 장기적인 국제경제 조율로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어떤 측면에서는 '위기 후(post-crisis)' 문제를 다루기가 더 어렵다. 지난 2년간 위기를 다루는 데 도움이 됐던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

--서울 정상회의에서 어떠한 의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국가들이 위기대응과 예방이라는 '거버넌스' 문제 및 중기적 협력을 다루는데 G20을 중심적 회의체로 만들 준비가 돼 있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나는 개혁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자 한다. 우리는 경제회복을 지속해야 하며 탄탄하고 더 균형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도 매우 중요하며 각국의 통화정책, 재정정책을 더 조율해야 한다.

경제적 도전의 새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집단적, 협력적 행동이 취약해지는 위험을 감내할 수 없다. 우리가 직면한 도전에 대응하는데 너무 근시안적으로 자국 이익을 내세우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 피해를 주면서 '내 배를 불리는' 정책, 환율전쟁, 보호무역주의의 위협을 막아야 한다.

--한-EU FTA 체결 등 양자관계가 공고해지고 있다. EU에 한국은 어떤 파트너인가.

 ▲한-EU FTA는 EU가 그동안 협상했던 FTA 가운데 가장 야심 찬 것이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양측 기업들에 시장접근 확대라는 새로운 토대가 마련된 셈으로 FTA가 없을 경우를 가정했을 때보다 향후 20년간 양자 교역규모는 배 이상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한-EU 양자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도 대단한 성과다. 이는 한국이 역동적 신흥 경제국이라는 사실을 반영한다. 한국은 EU와 많은 가치를 공유한다.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지난 10월 아셈(ASEM) 정상회의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2012년 서울에서 열릴 핵안보정상회의를 비롯해 기후변화 회의, 개발도상국 지원 등 중요한 이슈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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