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 국감이 열린 9일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퇴문제를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 간 설전이 벌어졌다.
현 위원장은 최근 유남영, 문경란 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사퇴를 하는 등 국가인권위원회 운영의 파행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야당 의원들은 독단적 운영으로 인권위를 파행으로 몰고 간 책임을 물어 현 위원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인권위의 파행 책임을 현 위원장에게 돌리기 보다는 인권위 내부의 정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맞섰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국가 인권위에 대한 국민의 원망과 우려가 얼마나 큰 지 알고 있느냐”며 “책임의 중심에는 현 위원장이 있다. 인권 침묵위원회라는 비판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느냐”며 현 위원장을 압박했다.
이에 현 위원장은 “인권위는 현재 가장 잘 운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취임 후 인권위 진정사건이 40%이상 늘었고 개인적으로나 이메일로 격려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이 같은 현 위원장의 답변에 “안드로메다에서 오셨느냐”며 “무책임하고 당치않은 답변을 하지 말라”며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조영택 의원 역시 “여당에서 추천한 문경난 상임위원도 ‘인권위가 고사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권력기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지 아닌지가 인권위원 판단의 근거’라고 비판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현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권성동 한나라당 의원은 “인권위의 기존 구성을 보면 소위 진보 좌편향적인 위원들이 많이 들어있었다”며 “(현재 인권위가)내홍을 겪고 있는 원인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직운영에 대한 견해차이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정파적 이익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해 민주당 의원들과는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같은 당 정옥임 의원은 현 위원장이 ‘독재라도 할 수 없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을 거론, 현 위원장의 부적절한 태도가 이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고 지적하면서도 “인권위가 탄생부터 지금까지 정파라든지 특정 집단의 정치적 이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근본적 문제가 인권위 자체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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