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충정로 칼럼] 품질경영은 고객의 가치실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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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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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Recall) 사태 이후 품질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고객의 품질가치 수준이 높아지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품질의 탁월성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21세기 세계화된 지구촌에서 이제 품질은 글로벌 언어(Global language)가 됐다.

품질에 대한 인식과 보편성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생산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시대흐름에 따라 제품의 질(質)에서 고객의 가치를 실현해주는 품격(品格)으로서의 품질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즉 고객의 가치를 실현해 주는 탁월한 제품은 명품이 되고, 고객의 열광적인 만족을 이끌어내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기업이 지속 발전하려면 기능의 만족성과 사용의 신뢰성이 제품의 품질로써 갖추어져야 한다. 특히 신뢰성은 제품의 사용 안정성, 보증기간 등과 관련돼 법적인 규제대상(PL, Recall 등)이 만족돼야 한다.

안전과 품질이 소비자에게 최우선 가치로 떠오르는 가운데 최근 들어 품질을 자랑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리콜하는 것을 보면, 어느 기업도 고객 관계의 품질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무한(無限) 품질경영이 요구됨을 알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에서 판매한 신형 소나타(YF)의 조향장치(스티어링)의 결함으로 리콜을 실시한 현대자동차는 2000년 이후 줄 곧 품질경영을 강조해 왔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품질경영은 결과적으로 고객감동과 연결된다'고 주창해 왔다. 품질 좋은 차를 만들면 고객이 절대 외면하지 않는다는 지극히 당연한 논리다.

또한 틈만 나면 "품질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라고 강조한다. 정 회장의 '품질패스제'는 생산하는 모든 자동차를 상품기획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신차품질업무표준'에 의거해 단계별 품질목표를 설정하고 목표가 달성된 이후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품질향상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품질 만족은 매우 높다. 최근에는 유럽 전략 차종 생산기지인 현대차 체코공장(HMMC)이 체코 국가품질상위원회가 주관하는 '2010 체코 국가 품질평가(2010 National Award for Quality)'에서 '스타트 플러스(Start Plus)' 부문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삼성은 '절대 품질'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쟁사 제품보다 좋다'는 상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삼성이 정한 무결점에 가까운 자체 품질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도요타 사태를 놓고 이건희 회장이 "세계 최고 글로벌 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 이후 삼성 전 계열사들은 일제히 해외사업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도 해외사업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품질에 심각한 결함이 나타날 경우 '삼성판 도요타 사태'가 불거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지펠 냉장고의 폭발사고, SHP-W830(매직홀폰) 폭발사고 등 삼성도 품질 문제에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 휴대폰사업부는 폭발 가능성이 있는 배터리와 전자파, 케이스의 유해물질 함유량 등 3가지 부문에서는 '절대 품질'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이 회장은 1995년 삼성전자가 판매한 무선전화기와 팩시밀리, 휴대전화 등 15만대의 불량제품 500억원어치를 회수해 소각했다. 에서 "단 하나의 불량도 기업 경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며 "불량이라는 '암'을 내버려 두면 기업을 죽게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제품의 신뢰를 중시하는 생각과 실천이 세계 정상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 됐다.

도요타는 대량 리콜사태 이후 엔화 강세 속에서도 2분기(7~9월) 글로별 판매량은 179만대로 리콜사태 직전인 2008년 4분기의 184만대에 근접했다. 상반기엔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9조6784억엔(한화 132조5800억원)의 매출과 2891억엔(한화 3조960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고객 신뢰도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전문지 컨슈머 리포트가 지난달 발표한 자동차 메이커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도요타는 혼다자동차와 함께 주요 5개 부문에서 1위를 각각 차지했다. 도요타는 특유의 도요티즘(도요타 정신)을 통해 이번 리콜을 초래한 문제점을 찾아 재빨리 개선하면서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일본에서 컨설팅의 신(神)이라고 불리는 하세가와 가즈히로(70)는 도요타 사태 이후 한국의 품질관리와 일본의 품질관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일본은 좋은 물건을 만들기 위한 품질관리였으며, 한국의 품질관리는 대량생산을 위한 품질관리였다. 그런데 이제 한국에서 품질관리의 기준이 좋은 물건을 만드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일본이 두려워하는 부분이다."

기업에서 품질에 대한 수준을 말할 때 보통 품질지수 등에 대한 통계를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통계적인 수치가 아무리 좋은들 그것은 회사내의 일 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느끼는 품질, 즉 사용품질이 만족돼야 한다.

도자기나 그림 등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불량이 나더라도 불후의 명작 하나만 나오면 된다. 그러나 회사에서 생산하는 수백만개의 제품들은 매번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

품질(Quality)의 사전적 용어로는 '우수함, 고급, 양질'로 번역되지만 품질경영의 본질은 '베스트 솔루션(Best Solution)'을 찾는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좀 더 나은(Better Solution)'을 찾는 활동에 있다고 하겠다.

이순산 한국경영품질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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