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은 현재 노조의 반발과 비판 여론을 의식해 지주회사와 투뱅크의 1+2은행 체제를 고수할 방침이지만, 이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단계적인 합병작업을 통해 화학적 결합을 완성할 전망이며, 외환은행의 흔적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외환은행, 국책에서 시중으로… 영광의 시절
외환은행은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국책은행 지위와 선진화된 외화기법을 등을 도입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외환은행은 지난 1967년 외국환거래와 무역금융 활성화를 위해 한국은행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이후 한국경제 성장을 주도한 수출산업을 지원하며 '국책은행'으로서의 역할에 매진했다.
1980년대 들어 한국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금융산업도 커지면서 외국환은행을 국유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은 정부는 1989년 한국외환은행법을 폐지하면서 외환은행를 시중은행화했다.
시중은행으로 변신한 외환은행은 지난 1994년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하고, 각종 선진화된 금융기법과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하며 급성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 외환위기·카드대란·먹튀논란… 질곡의 세월
하지만 외환은행은 무리하게 사세를 늘린 탓에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파산의 위기를 맞았다.
이후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우회 출자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 조흥은행 등과 더불어 외환위기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았다.
지난 2003년에는 정부가 수출입은행 등이 가진 외환은행 지분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매각하며 외환은행은 외국계은행이란 꼬리표를 달기 시작했다.
같은 해에는 수익 창출을 위해 분리했던 외환카드가 무리한 영업경쟁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빠지자 이를 다시 흡수합병하며 부실금융기관이란 부정적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인 2005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되팔기로 하면서 먹튀논란에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에도 끊임없이 외국자본에 대한 M&A '헐값매각' 논란 등 부정적인 이슈를 불러들이며, 국민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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