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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측은 오랜 기간 경영수업에서 쌓은 역량을 통해 삼성의 미래 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그간 이렇다 할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그에게 사장직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라는 비판적 시선이다.
이런 가운데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고 삼성전자의 지속성장을 위해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주요 고객이자 경쟁사인 글로벌 전자기업들과의 협력관계 강화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들은 소니·애플·델·HP 등 글로벌 전자기업들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누적 매출 가운데 이들 4개 기업의 비중은 12.1%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들 기업에 반도체·LCD 등 부품을 판매해 9개월 동안 총 13조6000억원을 넘어서는 매출을 거뒀다.
때문에 삼성전자에게 이들은 소위 ‘슈퍼 갑’이다. 회사 내 완성제품 사업부들에게 이들은 생존을 건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경쟁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주요 고객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부품 물량이 부족할 경우 삼성전자가 생산되는 제품을 내부거래 위주로 공급한다는 의혹은 수차례 제기돼 왔다. 아울러 부품 주문과 관련해 이들의 사업비밀이 자연스레 삼성전자 완성제품 부문에 알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은 과거 ‘최고고객책임자’(COO)로서 이들 주요 거래선들과 잦은 만남을 가져왔다. 이 같은 경험과 친분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를 둘러싼 협력사들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사장 승진 이후 이 사장은 일본 도레이, 유럽의 주요 자동차 기업 등 주요 협력사의 수장을 잇달아 만났다. 내년 1월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주요 고객들과 회동한다. 이러한 자리에서 이 사장이 정치력을 발휘해 고객들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외부 고객과의 관계정립 못지않은 것이 삼성전자 내부의 교통정리다. 삼성전자는 사장급 이상 경영진이 20명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조직이다. 특히 내부 경쟁을 통한 기업 전체의 발전을 꾀하다 보니 사업부간 과열경쟁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고객 관계 및 계열사 시너지 문제를 놓고 삼성전자는 경영 이원화 등 수차례의 조직개편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은 완전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COO의 역할이 바로 이러한 것들을 풀어야 하는 것인만큼 조직 간의 유기적 협력을 이끌어 내고 시너지를 극대화 하는 것 역시 이 사장의 몫이다.
특히 이 사장은 삼성 그룹의 후계자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해 삼성전자 조직의 결속을 이끌 수 있는지 여부는 향후 삼성이라는 공룡조직을 운영할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이 사장의 역량이 높게 평가되지만 이를 대중과 공유하지 않아 이 사장에 대한 평가가 크게 절하된 것 같다”며 “이건회 회장이 언급한대로 내년 이 사장이 경영 폭을 넓히면서 자연스레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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