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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의 주인공인 톰과 헤스터는 앵커리지에서 결혼을 하고 딸 렌을 낳아 키우며 산다. 밝고 총명하게 잘 자란 렌은 이제 열다섯 살이 됐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앵커리지의 생활이 만족스런 톰-헤스터 부부와 달리 렌은 앵커리지가 지루하기만 하고 뭔가 사건이 없을까, 바깥세상은 어떨까 궁금해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기생 해적 로스트 보이들이 ‘틴 북’을 찾아 앵커리지에 숨어든다. 틴 북에는 견인 도시들과 반 견인 도시 세력 간의 전쟁을 종식시킬 가공할 무기에 대한 정보가 쓰여 있다.
렌은 로스트 보이들이 틴 북을 훔치는 것을 돕는 대가로 자신을 앵커리지 바깥세상으로 데려가 달라고 한다. 하지만 한차례 소동을 겪고 바다로 나왔을 때 맞닥뜨린 현실은 렌이 꿈꾼 모험이 아니었다.
책의 제목인 ‘악마의 무기’는 표면적으로 ‘틴 북’ 자체일 수 있다. 틴 북 때문에 앵커리지에 숨어든 기생 해적들이 죽고, 렌이 납치되고, 슈킨이 음모를 꾸미며, 스토커 팽이 전함과 전투 비행선을 몰고 와 뗏목 도시 브라이튼은 물론 가을의 첫 보름달 축제를 즐기러 온 도시들을 쑥대밭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책에는 가공할 무기에 대한 정보까지 적혀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악마의 무기’는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스토커 팽 암살 임무를 띠고 부활한 슈라이크도 악마의 무기일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그런 모든 살인과 파괴를 저지른 인간의 악한 마음 일 수도 있다.
무언가를 끝없이 욕망하는 인간의 마음이 악마의 무기가 돼 ‘도시가 도시를 잡아먹는 미래의 지구’를 낳았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작가는 인간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의 선한 마음에 귀 기울인다. 대체 그것이 무엇일지. 작가가 그리는 ‘악마의 무기’의 실체를 확인해 보기 바란다.
(아주경제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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