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전의경 방출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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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0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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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전의경 구타.가혹행위 가해자를 다른 부대로 방출시켜 사건을 진화하려고 한 경찰청의 미숙한 대처로 국민적 불신만 높아지고 있다.

전의경의 내무생활 환경 개선 등 실질적 대책은 추진치 않고 내부고발자를 우대하면서 일선 경찰서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피해가족을 안심시킨다며 매일 ‘신변안전 문자메시지’를 보내 가족들로부터 불편함이 폭주하고 있다.
 
경찰청은 9일 신임 전의경을 대상으로 구타.가혹행위를 한 가해자 345명(현역)을 모두 타부대로 전출키로 결정했다. 이들은 오는 10일부터 3주간 철저한 정신교육도 받게 된다. 2주간은 중앙경찰학교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강사 등으로부터 인성.인권교육을 받는다. 나머지 1주일간은 벽제수련장으로 장소를 옮겨 신임 전의경 체험을 하고 주말에는 봉사활동을 벌인다.
 
문제는 경찰청의 구타.가혹행위 근절조치에 알맹이가 빠진 것이다. 동굴같은 내무반 환경을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함에도 그저 문제 전의경을 다른 부대로 방출하는 형식적 대책에 머물렀다는 지적이다.
 
 피해자에 대한 지나친 보호로 위계질서가 깨지는 것도 문제다. 경기북부 전의경 부대에서는 ‘내부고발’을 하면 14박 15일간 특별휴가를 주고, 원하는 부대로 보내준다며 피해고발을 유도했다. 물론 근절시켜야 할 구타행위에 대한 근본 치유보다는 편리한 대안을 선택해서 시행한 것이다. 이는 피해자 의경에 대한 과도한 ‘보호조치’로 계급에 따른 지휘체계가 허물어지고 부대 분위기가 흐려지는 부작용도 크다는 게 일선부대의 불만이다.
 
 수원 중부서의 경우, 전의경 가족을 안심시킨다며 매일 아침 신변안전과 관련된 문자메시지를 가족들에게 발송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경 가족은 “군대가 유치원도 아니고 매일 아침마다 이런 문자를 받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며 “이렇게 해서 전의경들이 과연 자립.독립심을 기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전의경을 비롯한 군부대의 구타.가혹행위는 젊은 생명을 망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그러나 ‘보여주기’식 대책으로는 안된다. 건전한 내무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근무.내무생활 환경 개선, 선.후임 소통 강화 등 실질적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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