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김중수 총재의 글로벌 BOK "문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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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3-0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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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천안함 침몰, 연평도 포격, 유로지역 재정위기, 미국의 양적완화. 지난해 국내 금융시장을 흔든 이슈들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때는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급락했으며, 대외변수가 대두될 때는 환율이 떨어지고 채권값은 급등했다. 지난 한해 수시로 터지는 이슈들로 국내 금융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며 극심한 피로를 겪었다.

때문에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고 시장에 안정을 주기 위한 금융·통화당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했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수장을 맡은 김중수 총재는 '글로벌 BOK'를 주창하며 해외출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김 총재가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1년 동안 떠난 해외 출장은 총 16회. 한달에 1.3회 꼴이다. 체류일 수는 1년의 4분의 1인 80일에 달한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리지 않았다면 3~4차례는 외국에 더 나갔을 것이다.

이성태 전임 총재는 지난 2007년 8번, 2008년 7번, 2009년 8번 해외에 나섰다. 이 전 총재의 2년치 출장을 김 총재는 1년 만에 소화한 것이다.

김 총재의 출장 내용을 보면 꼭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출장이나,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출장도 많았다.

김 총재가 지난해 8월 23일 참석했던 미국 코리아 소사이어티 초청강연. 중앙은행 총재가 굳이 미국내 지한파 모임에 참석해 강연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었을까. 더구나 이때는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으로 엔화가 급등하고 일본 주가가 급락하던 시기였다.

9월 27일 금융안정위원회(FSB) 총회에 참석했을 때도 유로지역 국가들의 재정문제로 국내 주가와 채권값, 원화가치가 동반 강세를 보이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올 1월 31일 국제결제은행(BIS) ACC회의 및 특별총재회의에 참석했을 때는 이집트의 무정부 사태가, 2월 23일 SEACEN 회의에 참석했을 때는 뉴질랜드 지진 및 리비아 사태로 금융시장에 불안심리가 커졌다.

이달 2일 프랑스은행 주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했을 때는 2월 소비자물가가 4.5%로 뛰었다며 정부와 언론이 야단법석을 떨던 시기다. 김 총재가 모든 일은 시장원리로 풀어야 한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물가당국의 수장으로서는 부적절했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줄곧 글로벌 마인드를 강조했다. 그가 해외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수준을 무시한 채 본인의 '방향성'만을 강조한 김 총재의 태도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적절한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한은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필요성이 높아져 김 총재가 참석해야 하는 국제회의가 크게 늘어났다"며 "한국 경제의 위상제고에 따른 국제사회의 역할요구에 적극 대응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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