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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이웃나라 일본에서 초대형 강진이 발생하면서 중국 내에서도 일본 대지진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본의 대지진 여파가 중국 부품업종이나 관광업계에는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LCD 패널, 자동차 업계 등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파장이 장기화할땐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또한 오히려 일본의 재건 복구 작업으로 중국산 건자재, 철강 수요가 늘고 대규모 건설사업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를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도 속속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지진 발생으로 일본의 수출량이 급감하면서 부품업계 등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큰 업계 관계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일본은 중국의 3대 무역 파트너로, 지난 해 중국의 대일본 수입액은 총 1767억1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한 제품의 대부분이 전자부품, 설비, 반제품에 몰려있기 때문에 그 동안 ‘핵심 부품소재 수입 - 조립가공 - 해외 판매’라는 생산 프로세스를 유지해왔던 중국의 조립가공 생산 거점의 지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여행업계 등도 즉각 타격을 입었다.
지진 발생 후 일본 하네다, 나리타, 센다이 공항 등이 폐쇄되면서 12일 중국 국제항공, 남방항공, 동방항공 등의 34편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중국 국제항공은 13일 9편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14일에도 11편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여행업체에서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대형 여행업체 관계자는 이번 주 출발로 잡혀있던 일본 단체여행 50개가 전부 연기 취소되면서 약 100만 위안(한화 약 1억7000만원)의 경제손실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이번 일본 지진 사태로 언제 다시 일본 관광 수요가 살아날지도 불투명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무엇보다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됐던 TV제조업체나 자동차 업계는 예상 외로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TV 제조업계에서는 LCD 패널이나 모듈은 대부분 한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사전에 조달해 놓은 재고량도 충분해 당분간 TV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촹웨이(創維·Skyworth) 관계자는 “자사는 LCD 패널 방면에서 LG 디스플레이와 협력하고 있으며, 모듈 역시 한국이나 대만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대다수라서 생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신(海新·Hisense) 관계자도 “LCD 패널과 모듈은 대부분 한국, 일본, 대만에서 들여오지만 특히 한국에서 수입하는 물량이 가장 많아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기업이 대부분의 LCD 패널 업스트림 부품과 칩 공급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지진 피해의 파장이 장기화할땐 전 세계 LCD 모듈이나 패널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수입산 차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해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총 25만3000대의 자동차를 수입, 전체 자동차 수입의 3분의 1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광저우 혼다 자동차 관계자는 “현지 합자공장에서 중국 국산화 부품 사용 비중이 높다”며 “일부 부품의 경우 아직 재고량이 남아있어 단기적으로는 끄떡없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 현지 공장의 회복세가 더뎌질 경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 지진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업종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일본 지진 복구 사업이 본격화되면 중국산 건자재, 철강수요가 늘고 건축사업 프로젝트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류위안춘(劉元春) 중국 런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지진 발생으로 피해를 입은 일본 내 인프라 시설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원자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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