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언론에 따르면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이 “중국의 지급준비율에는 절대적 상한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추가 지준율 인상을 시사했다.
앞선 15일 중국 통계청은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것이자 3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이 강화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지수의 가파른 상승 등으로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등 30여개 국내 주요 연구기관 전문가들은 지난해 10.3%의 성장을 달성한 중국이 올해는 8.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았다.
이런 예상은 금리인상 등을 포함해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그간의 수출위주 고성장 정책을 내수중심의 소득분배, 민생안정 등 이른바 ‘포용성 성장’으로 경제운영기조를 바꾼 것을 주요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수출기업들의 중국 시장 전략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의존도는 지난해 25%로 2008년 21.7%, 2009년 23.8%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추광호 전경련 정책경제팀장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경제의 성장 둔화는 우리의 대중국 수출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며 “ 중국 무역의존도 심화에 따른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남아메리카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중국 내수시장의 확대를 겨냥해 현재 원재료·부품에 치중돼 있는 대중국 수출제품의 다양화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도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강연에서 “다른 쪽을 많이 개척해야 한다”며 신흥국 시장 개척을 강조하는 한편 “선진국과도 새로운 협력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대중국 무역의존 심화로 인한 한국경제의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오히려 중국내 소비재시장 점유율 상승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즉 원재료·부품 중심의 수출에서 이제는 중국 소비재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실례로 중국정부의 소형 차종에 대한 보조금 중단과 베이징시의 신차 등록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의 1분기 중국판매는 13% 성장한 18만2564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은 지난해 4월과 8월에 각각 출시한 투산 ix와 신형 베르나의 판매호조 때문인데, 현대차는 지난 8일 YF 쏘나타도 잇따라 출시해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제품믹스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중국 모멘텀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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