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니얼 퍼거슨 교수는 2010년 11월 어느날 미국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언론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500년 서방우위 시대가 종말을 고했다. 세계는 이제 중국 중심시대를 맞을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곧이어 중국은 2011년초 총 GDP(국내총생산)에서 일본을 젖히고 미국 다음의 2위국이 됐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기관들과 석학들은 중국 경제의 비상과 국가 굴기를 놓고 갖가지 관측을 쏟아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예측속에 중국 몰락이나 붕괴론을 제기하는 주장들은 씻은듯이 자취를 감췄다는 점이다. 골드만 삭스는 중국 경제가 오는 2027년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중국의 석학이자 세계은행 부총재인 린이푸(林毅夫) 는 2030년이면 중국 경제의 총량(총 GDP)이 미국의 2배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 중국 경제가 향후 20년간 순항할 것이며 2025년에는 위안화가 세계 주도(기축)통화의 지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린이푸 부총재가 자기 조국의 운세를 과장한 게 결코 아니다. 데일 조젠스 하버드대학 교수는 중국이 올해 90주년에 이어 창당 100주년을 맞는 2021년에 가면 미국을 젖히고 세계 최대 경제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이먼 존슨 MIT교수도 “세계 경제질서에 있어 미국 우위의 시대는 끝났다. 미국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었다.”고 진단했다.
세계가 원하든 원치않든 중국은 이제 세계의 중심 무대에 우뚝 섰다. 많은 나라들이 그토록 견제해왔던 중국 굴기의 시대가 실제상황이 된것이다.
중국의 톱스타 리렌제(李連杰) 주연에 일제 침략기가 시대 배경인 홍콩 무협영화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코끼리 중국에 비하면 우리는 벌레와 마찬가지 인데 괜히 코끼리를 잘못 건드렸다가는 큰 낭패를 보는 것 아닐까.”
“우리가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벌레일지라도 독침 한방에 심장을 찌르는데야 덩치 큰 코끼리라고 별수 있겠어?”
일본군의 중국 본토 침략이 시작될 때 중국에 나와있는 일본 주재원들이 주고 받는 대화 내용의 한 토막이다.
서방사회에 중국은 참으로 다양한 형상으로 비춰져 왔다. 천의 얼굴을 가진 야누스였고 요지경과 같은 세계였다.
13세기 이탈리아상인 마르코폴로의 눈에 중국(원나라)은 사람들의 생김새와 풍속, 언어가 다른 별천지와 같은 곳이었다. 미지의 세계이며 은둔의 땅이었다.
나폴레옹은 전략가 답게 중국을 잠자는 사자에 비유했다. 아편전쟁 무렵 중국은 아시아의 병부(病夫 환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위협론과 붕괴론의 시각에서 보면 중국은 ‘공룡’이고 또 어떤 이들 눈에 중국은 ‘종이 호랑이일 뿐이다.
언젠가 중국 친구와 중국에 대한 서방 세계의 이런 인식을 화제로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 친구는 “중국은 공룡도 아니고 종이 호랑이도 아니다.”고 말했다.
“공룡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사라진 것 아닌가. 중국은 시대 변화에 늘 유연하게 대응해왔다. 중국은 역동성이 넘치는 사회다. “
그는 중국이 공룡에 비유되는 게 왜 타당치 않은지 열심히 설명했다.
공산당원인 그는 “중국 공산당의 나이는 90세다. 하지만 우리 당은 나이가 들수록 젊게 진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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