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는 "2008년 선거에서도 오바마는 중도 성향의 독립(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닌) 유권자에게 먼저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했다"며 "내년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도 오바마는 비슷한 전략을 택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현재 진행 중인 정부 부채 상한 증액 및 정부 지출 삭감 협상에서도 오바마는 민주당의 전통적인 거대 정부론이나 풍부한 사회 복지 강령을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도 NYT는 덧붙였다.
오바마는 시한 때문에 양측에서 제기하는 일시적인 합의를 거부하고 가능한 큰 폭의 합의를 이뤄내고자 양쪽을 설득하고 있다는 게 NYT의 시각이다. 오바마는 "이데올로기적인 입장에서 선회했다고 민주당에서 들어올 비판을 기꺼이 감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에 이어 이날 재개된 백악관 협상이 진척이 없자 오바마는 기자회견 등에서 "부자들에게도 세금을 당장 걷자는 것이 아니라 경기 상황을 감안해 2013년 이후에나 하자는 것"이라며 강성 공화당은 비판하면서 중도 성향의 유권자와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당초 협상이 시작될 때 "공화당이 주장하는 대로 사회 복지 혜택을 바꾸면 그 근간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반발했으나, 지금은 "민주당은 사회 복지 혜택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에 대해 NYT는 "2008년 당시 진보 유권자들은 오바마가 이라크 전쟁 반대와 인권, 민주주의를 호소해 그에게 빠져들었으나 그의 주 공략 대상은 중도 또는 독립 유권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전략이 주효해 힐러리 클린턴 당시 경쟁자를 따돌렸고, 더 나아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도 누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선 이후 강성 이미지를 구사해 왔던 오바마는 지난해 중간 선거 패배 이후 입장을 조금씩 선회했고, 정부 부채 협상을 진행하며 중도로 돌아섰다는 게 NYT의 지적이다. 여러 여론 조사 결과 중도 또는 독립 유권자들이 오바마에 느끼는 실망감이 다른 성향의 유권자들보다 큰 것도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 됐다.
오바마가 큰 폭의 세수 증대를 원하는 것에 대한 민주당 내 논란을 놓고 공화당의 전략가 데이비드 윈스턴은 "오바마가 부채 협상에 독약을 가미했다"며 "이로써 오바마는 양당과 자신을 확연히 구분하는 선을 그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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