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권의 논란과 행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적인 사퇴로 책임을 다하겠다”며 즉각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복지방향에 대한 서울시민의 뜻이 어디있는지 결국 확인하지 못해 아쉽게 투표함을 닫게 된 점, 매우 송구스럽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복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다시한번 피력했다. 오 시장은 ”과잉복지는 반드시 증세를 가져오거나 미래세대에게 무거운 빚을 지운다“며 ”선심성 복지공약에 책임지게 될 최대 희생자는 평범한 시민, 바로 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장으로서의 마지막 소견도 밝혔다. 그는 ”지난 5년간 서울시정을 이끌면서 지금껏 걸어온 정치인으로서 일생 중 가장 역동적이고 보람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시민 여러분께서 재선의 영광을 주셨지만 안타깝게 임기를 완수하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서둘러 ‘즉각 사퇴’를 밝힌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나라당과의 오전 조찬회의에서 홍준표 대표 등이 즉각사퇴에 반대했으나 오 시장이 자신의 결심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이날 아침 한나라당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회의와 최고위원 회의가 끝난 직후 시장직 즉각 사퇴 결심을 굳혔으며 오전 서울시 참모회의를 거친 뒤 사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홍 대표는 조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국익이나 당보다 개인의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의 향후 정치행보를 위해서는 ‘즉각사태’ 발표가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쪽같은 보수 아이콘’, ‘말과 행동에 책임지는 정치인’ 등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어서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에 앞선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율이 33.3%에 못미치거나 투표에서 질 경우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었다.
오 시장이 즉각 사퇴 입장을 밝힘에 따라 공식적인 퇴임 일자는 서울시의회 보고 절차를 거쳐 27일께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서울시는 10월26일 보궐선거로 새 시장이 당선·취임하기 전까지 권영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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