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지도층의 릴레이 기부 물결이다. 그러나 이들의 기부를 평가하는 시선은 미묘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안 원장은 비(非)정치인으로 사회 선행적 성격이 짙다면 정 전 대표는 개인보다는 기업인 ‘현대’의 공헌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안 원장은 정치를 시작한 상태가 아니어서 기존 정치인들의 사재출연과는 다른 의미를 줬다”며 “정치적 의미를 떠나 사회적 선행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안 원장은 빌 게이츠처럼 기업을 떠나서 새로운 활동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사재를 출연한 측면이 강하다”며 “개인재산의 사회 공헌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사회환원이 개인 차원이냐, 조직 차원이냐를 놓고도 평가는 갈렸다.
정 교수는 “정 전 대표의 경우, 범 현대그룹의 사회공헌이라는 측면이 강조된 반면, 안 원장은 개인 재산의 사회환원이라는 의미가 있다”며 “기부 규모도 범현대가의 5000억원은 비중이 낮지만, 안 원장은 자신의 재산 절반 가까이를 기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은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인지도가 높아 그의 사회 출연이 향후 어떤 파장을 미칠지 정치권 등이 모두 주목하는 데 비해 정 전 대표는 화두가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들의 기부 문화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사회 지도층의 기부가 정신적 양극화 해소나 사회통합에는 도움이 된다”며 “특히 재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우리 사회에서 부유층의 사회적 기부는 따뜻함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상대적으로 국민 실생활에 혜택이 없는 반면, 사회지도층의 기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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