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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미디언스 대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자문위원) |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디오 테이프를 틀면 항상 만나는 문구였다. 이중 마마는 두창(천연두)를 일컫는 말. 무시무시한 영향력 때문에 왕이나 왕비에 부치는 극존칭 ‘마마’란 이름이 붙었다. 조선시대는 10년에 3번 꼴로 감염병이 창궐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어린 왕자나 공주가 역병에 걸리는 사례도 흔히 볼 수 있다. 태조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을 감행한 명분도 군사들 사이에서 감염병이 돌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감염병은 국가 중대사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19세기 말 들어 예방백신 접종이 보급되며 이 같은 전염병의 피해는 최소화 됐다. 국내도 1950년대 이후 다양한 예방 백신 도입, 1980년대 정기예방접종 시행으로 큰 성과를 거뒀다. 1984년 소아마비가 완전히 사라진 데 이어 2006년 홍역이 퇴치됐다. 2010년 신종플루도 적극적인 예방조치가 피해를 최소화 한 최근 사례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질병예방사업은 몇 가지 아쉬움을 남긴다. 먼저 예방 접종만으로 퇴치할 수 있는 몇몇 감염병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2군 감염병의 경우 95% 이상 예방접종률만 유지하면 거의 완전히 퇴치되지만 여전히 많은 어린이가 감염된다. 예방접종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초기 영ㆍ유아의 예방종종률은 높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만 3세 미만 어린이의 기초 예방접종률은 80~90%에 달한다. 하지만 문제는 자녀가 크면서 감염병에 대한 관심도 줄어든다는 데 있다. 단체생활이 시작되는 4세 이후가 감염병이 노출될 가능성이 가장 많은 시기임에도 만 4~12세에 받아야 하는 추가 예방접종률은 40~50% 선에 머문다.
낮아지는 예방접종률은 정부가 이를 충분히 알리지 못하는 상황을 반영한다. 정부는 현재 예방접종에 대해 거의 무상에 가깝게 지원하고 있다. 보건소 예방접종은 전액 무료, 민간의료기관을 통한 예방접종도 본인 부담금은 5000원 뿐이다. 다문화가정 아동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국어 안내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4월 마지막 주, 즉 이번 주는 정부가 정한 예방접종 주간이다. 방송을 통한 홍보와 거리 캠페인도 진행될 예정이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 받아야 할 필수 예방접종은 모두 18회다. 즉 12세까지는 1년에 1~2차례는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이 같은 예방접종은 성인의 정기적인 건강점진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성인의 정기 건강검진이 건강한 삶을 위한 필수항목인 것은 이제 상식이다. 물론 마마가 창괄하던 과거에 비해 감염병은 현저히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질병의 완전 퇴치를 위한 95%의 접종률에 달하기 위해선 모두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성훈 미디언스 대표·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자문위원, 정리= 김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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