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日 전자업계 연합전선, 삼성전자 추격 본격 점화

  • 대만 훙하이그룹·일본 샤프 연합, 스마트폰 이어 TV 조립 사업 공동운영안 검토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대만 훙하이그룹과 일본 샤프 연합이 삼성전자 추격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제조 공장 공동 설립 추진안을 발표한 데 이어, TV 조립 사업 공동 운영을 위한 지주회사 설립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훙하이그룹의 막대한 자본금과 샤프의 기술력이 시너지를 발휘할 땐 국내 삼성전자에 위협적인 존재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9일 관련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일본 샤프는 자본·업무 제휴를 맺은 대만 훙하이그룹과 TV조립사업 공동 운영 방안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이들은 공동 운영 회사를 설립해, 멕시코 등 해외에 위치한 샤프의 조립공장을 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또 향후 사카이 공장의 운영 회사의 산하에 조립공장을 설립하거나 사카이 공장을 포함한 TV사업 지주 회사 설립도 고려하고 있다. TV의 핵심 부재인 패널뿐만 아니라 배선 등의 조립 공정도 연구팀과 공동 운영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훙하이그룹의 자회사 폭스콘과 샤프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스마트폰 공동 생산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기업은 공동으로 공장을 설립·운영해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스마트폰 생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난 3월 훙하이그룹이 샤프의 최대주주에 오른 이후, 양사의 업무 협력은 가속화되고 있다. 훙하이그룹은 당시 샤프 지분 10%를 사들이는 자본 제휴에 합의, 샤프의 1대 주주에 올랐다. 샤프의 10세대 LCD 생산라인을 운영하는 샤프디스플레이프로덕트 지분 46.6%도 인수하기로 했다.

특히 그동안 공식석상에서 '한국 타도'를 외쳐온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의 한국기업 추격전이 본격화됨에 따라 삼성전자에게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궈타이밍 회장은 최근 열린 훙하이그룹 연차주주총회에서도 "사카이공장의 첨단 기술이 삼성전자보다 낫다"며 "샤프와의 협력을 통해 패널 해상도에서는 삼성전자를 이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두 회사 간 협력으로 발휘 될 시너지 효과 역시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장성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샤프의 기술력과 훙하이의 뛰어난 제조 능력과 자본금, 중국 내 유통망 등이 결합될 경우 엄청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만 훙하이그룹은 애플·HP·노키아·소니 등 주요 IT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한 세계 최대 제조전문기업이다. 이 회사는 특히 애플을 최대 고객으로 확보하면서 지난 10년간 연평균 36%의 고성장을 이뤄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 회사의 매출은 920억 달러며 계열사는 600여개, 종업원 수는 100만 여명에 이른다.

샤프 역시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최대 패널 업체로, 지난해 세계 LCD TV 시장에서 삼성·LG·소니·파나소닉에 이어 5위(금액기준)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총 24만대 규모인 70인치 이상 LCD TV시장에서 23만3000대를 판매하며 대형 LCD 분야의 최강자임을 재확인 시켰다.

여기에 최근 훙하이의 최대 고객인 애플의 '애플 TV'의 등장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훙하이의 TV제조와 샤프의 고정밀 패널 탑재도 유력시 되는 상황이다.

장 연구원은 "생산력이나 규모의 경제를 이미 갖춘 훙하이의 경우, 유수의 일본·구미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기술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한 순간에 국내 업체를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가졌다"며 "향후 핵심부품인 반도체 제조 분야까지 진출한다면 한국기업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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